삼척 홍전리 절터서 국보급 청동정병 출토
강원 삼척시 흥전리 절터에서 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청동정병(靑銅淨甁·사진) 두 점이 출토됐다고 문화재청이 2일 발표했다. 정병은 불교에서 정수(淨水)를 담는 물병으로, 승려의 필수품이자 중요한 공양구였다.

이번에 발견된 청동정병은 둘 다 검은색에 가까우며 길이는 약 35㎝다. 목이 시작되는 부분에 입체감 있는 굴곡이 있으며 보존 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출토지가 명확하고 지금까지 발굴된 청동정병 중 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된 건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 중요한 연구 자료로 평가된다.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정병은 모두 고려시대 작품이다.

안귀숙 문화재청 문화재감정관은 “이번에 발견된 청동정병은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출토지가 금당이나 탑이 있던 장소가 아니라 좁고 긴 건물터인데 이 건물의 성격에 따라 정병의 용도도 규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동정병은 승방이 있었던 것으로 짐작되는 건물지의 구들 내부에서 발견됐다. 건물지에서 함께 나온 항아리 조각의 반원형 물결무늬가 ‘대중 12년’(858)이라고 새겨진 익산 미륵사지 출토 조각의 문양과 비슷해 9세기 작품으로 추정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