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0~1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
내달 10~1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
‘심청’ 이야기를 각각 한국 춤사위와 발레로 풀어낸 공연이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국립무용단이 판소리와 우리 춤을 결합한 창작춤 ‘심청’과 유니버설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인 ‘심청’이다.

국립무용단의 ‘심청’은 6월2~4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서 펼쳐진다. 한국 창작 춤의 선구자로 불리는 김매자 명인이 약 4시간 걸리는 판소리 완창을 100분 분량으로 압축하고 춤으로 표현해 2001년 초연한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기존 작품에 새 옷을 입혔다. 판소리 위주인 음악에 종소리와 파도소리 등 다양한 음향 효과를 더했다. 판소리와 춤사위 간 연결고리를 만들고, 극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새로운 장면도 추가했다. 심청이 인당수에 빠지기 전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대목이다. 심청 역을 맡은 무용수 두 명이 무대에 등장해 서로의 그림자처럼 함께 춤춘다. 심청의 복잡한 내면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한 명은 단단한 의지를, 다른 한 명은 목숨을 건 선택 앞에서 흔들리는 마음을 표현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는 독일 출신 오페라 연출가 루카스 헴레프가 연출가의 의도와 작품 해석에 조언을 하는 역할인 드라마투르그로 참여했다. 김 명인은 “몇 차례 해외 공연 과정에서 세계적인 시각으로 작품을 정비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무대와 음악, 의상, 조명 등 작품 전반에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심청 역에 국립무용단원 엄은진과 장윤나가 번갈아 출연한다. 국립창극단원 김미진이 소리를 맡는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은 6월10~1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1986년 발레단 창단과 함께 초연한 이 작품은 동서양 문화의 조화로 국내외에서 호평 받았다. 서양 고전발레 동작에 한국 전통 효 사상을 담았다. 지난 4월 타계한 박용구 문화평론가의 대본을 바탕으로 이 발레단 초대 예술감독인 애드리언 댈러스가 안무를 짜고, 작곡가 케빈 피카드가 음악을 입혔다. 전통 한복 느낌을 살린 의상을 입은 무용수의 화려한 군무, 심청과 왕의 사랑을 표현한 ‘달빛 2인무’ 등이 유명하다.

이번 공연에는 초연 30주년을 맞아 ‘역대 심청’들이 카메오로 출연한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을 비롯해 김인희 서울발레씨어터 단장, 전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인 박선희, 전은선, 강예나 등이 무대에 오른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