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 만나면서 대류 현상으로 저기압 발생

전날까지 거세게 내리던 비가 그쳤지만 전국 대부분 지방에 바람이 여전히 매우 강하게 불고 있다.

4일 오전 9시 현재 강원도 강릉, 동해, 속초 등과 산간 지방, 울릉도, 독도에는 강풍 경보가 발효돼 있다.

서울, 경기도, 인천, 경북, 대구, 충북 등에도 강풍 주의보가 내려졌다.

9시 기준 전국 주요 지점 일 최대 순간풍속은 미시령(고성) 45.7m/s, 청하(포항) 31.7m/s, 백령 27.3m/s, 강현(양양) 25.1m/s, 장호원(이천) 23.1m/s, 음성 22.8m/s다.

이같은 강풍은 급격히 발달한 저기압의 영향 때문이다.

전날인 3일에는 하루에 중심 기압이 24hPa이상 떨어져 '폭탄 저기압'이라는 말이 붙기도 했다.

봄철이나 초겨울 우리나라와 일본 같은 대륙의 동안지역에서 종종 발생하는 '폭탄 저기압'은 저기압의 급격한 발달에 따른 강한 바람을 동반한다.

저기압은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만나 대류가 왕성해지면서 만들어진다.

봄철에는 아직 차가운 공기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고, 초겨울에는 아직 따뜻한 공기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찬 공기가 유입돼 대류 현상이 활발하다.

대륙의 동안 지역은 따뜻한 공기를 쉽게 공급해주는 해안을 끼고 있어 이같은 저기압이 생기기 더 쉽다.

이번에는 일본 부근에 강하게 형성된 고기압이 버티고 있어 한반도 북쪽의 저기압과 남쪽의 고기압 간 큰 기압차이 때문에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공기가 빨려 들어가 강한 남풍을 발생시켰다.

기상청 관계자는 "저기압이 정체하면서 기압 경도가 커져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었다"며 "일본 부근의 발달한 고기압능은 저기압의 진행을 더디게 해 바람의 강도와 지속시간까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강한 저기압이 한반도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이날 낮부터는 강풍이 사그라들 전망이다.

기상청은 "강원도영동과 경북북부는 밤까지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겠고, 그 밖의 중부지방과 경상북도에는 매우 강하게 불다가 낮부터 점차 약해지겠다"며 "시설물과 농작물 등이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srch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