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효과

존 스비오클라·미치 코헨 지음 / 김태훈 옮김 / 쌤앤파커스 / 300쪽 / 1만5000원
[책마을] 조직 키울 인재는 안에 있는데 왜 밖에서 찾나

1970년대 비디오게임 회사 아타리에서 일하던 스티브 잡스가 그 회사에서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를 개발했다면 아타리는 어떻게 됐을까. 투자은행 샐러먼 브러더스가 자사 직원이었던 마이클 블룸버그를 계속 붙잡아뒀다면? 스티브 케이스가 미국 최대 인터넷서비스 회사였던 아메리카온라인(AOL)으로 성장할 신생 게임 회사에 합류하지 않고 펩시코에 계속 머물기로 결정했다면 그곳에서 어떤 일을 이뤘을까?

잡스, 블룸버그, 케이스 등 수많은 창업가는 자기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다른 회사에 몸담고 있었다. 에너지 음료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레드불의 창립자 디트리히 마테시츠는 독일 화장품 회사 블렌닥스의 마케팅 담당자였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도 창업 전 월스트리트에서 일했다. 이들 중 일부는 회사 구속에서 탈출했고 일부는 해고당했다. 그리고는 창업해 억만장자가 됐다. 조직에서 실패한 아웃사이더처럼 보였지만 사실 누구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춘 인재였다.

저명한 경영컨설턴트 존 스비오클라와 글로벌 회계·경영컨설팅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부회장 미치 코헨이 함께 쓴 《억만장자 효과》는 많은 조직이 이런 억만장자의 가능성을 지닌 인재를 보유하고 있지만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를 지적한다. 저자들은 기업이 채용하고 육성해야 할 인재상으로 ‘억만장자’를 제시하며 이런 인재들을 조직 바깥이 아니라 안에서 찾아내야 한다고 역설한다.

두 저자는 자산이 10억달러 이상인 억만장자 수백명의 특성을 조사한 결과 통념과는 다른 몇 가지 특징을 찾아낸다. 먼저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같이 젊은 나이에 창업한 회사를 통해 10억달러짜리 성공을 거둔 사람도 있지만 70% 이상은 서른 살 이후 ‘억만장자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또 이들이 대부분 첨단기술 분야에서 일할 것이라는 통념과는 달리 기술산업 종사자는 20%에 불과했다. 석유, 의류, 식음료, 출판, 부동산 등 다양한 산업이 골고루 반영돼 있었다.

저자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구현한 억만장자의 사고 특성도 분석한다. 대부분 기업은 조직에 순응하고 단기 성과를 내는 ‘퍼포머(performer)’형 인재를 선호한다.

하지만 억만장자들은 서로 다른 분야를 통합하고 상상력을 발휘하는 행동과 사고를 보여주는 ‘프로듀서(producer)’형 인재였다. 오늘날 기업은 효율성에만 초점을 맞춰 직능을 세분화해 분야별로 높은 전문성을 발휘하는 인재를 배치한다. 이런 조직 체계는 프로듀서에게 필요한 통합적 사고와 행동을 방해한다.

저자들은 억만장자들이 가진 프로듀서 능력이 시장에서 발휘되는 방법을 설명한다. 이들은 공감적 상상력, 인내심을 겸비한 긴박감, 창의적 실행력을 보여준다. 가진 것을 잃는 위험보다 더 큰 미래 일부가 되지 못하는 위험을 훨씬 더 걱정한다.

프로듀서는 혼자가 아닌 경우가 많다. 스티브 잡스에게 최고 기술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이 있었던 것처럼 프로듀서의 잠재력을 실현할 최고의 퍼포머가 필요하다. 저자들은 “기업은 직원들의 프로듀서 능력이 발현되도록 인내심을 갖고 광범위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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