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즈', 밋밋한 안무·엉성한 무대…배우 열정만 돋보였다
뮤지컬 ‘뉴시즈’(사진)는 디즈니 작품이다. 디즈니 하면 떠오르는 특징적인 요소로 넘쳐난다. 가난하지만 정의로운 소년(잭 켈리), 절대악을 상징하는 악덕 기업가(조지프 퓰리처), 소년을 돕는 정의감 넘치는 여기자(캐서린) 등 전형적인 캐릭터와 교훈적인 주제, 갑작스러운 러브라인, 정의가 승리하는 해피엔딩….

결말이 뻔한 ‘착한 이야기’ 때문일까. 1992년 크리스천 베일이 주연한 동명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다. 뮤지컬은 달랐다. 2012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해 관객 100만명을 넘어서며 열광적인 사랑을 받았다.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알라딘’의 음악을 작곡한 앨런 멘켄의 아름다운 음악과 신문팔이 소년들이 선보이는 역동적인 군무가 착한 이야기와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효과를 발휘했다. 작품은 토니상 음악상과 안무상을 받았다.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라이선스 뮤지컬 ‘뉴시즈’는 이런 원작과 비교해 여러모로 아쉬운 무대다. 제작사 오디컴퍼니는 원작과 똑같이 제작해 올리는 레플리카 방식 대신 대본과 음악은 원작을 따르되 무대와 안무, 의상 등은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 논레플리카 방식으로 작품을 들여왔다. 논레플리카 방식은 원작을 뛰어넘는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다. ‘지킬 앤 하이드’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원작보다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퓰리처는 신문팔이 소년들이 부담하는 배급료를 인상한다. 소년들은 리더인 잭의 주도로 파업에 들어가고, 캐서린은 신문 보도로 사건을 세상에 알린다. 소년들은 퓰리처와의 싸움에서 승리한다.

음악과 안무가 밋밋한 줄거리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캐링 더 배너’ 등 중독성 강한 멜로디에 아크로바틱, 발레, 탭댄스 등을 가미한 소년들의 군무가 젊음의 에너지를 드러낸다. 하지만 안무가 고만고만하다. 비슷한 안무가 반복되자 화려한 군무도 지루하게 느껴졌다. 원작에서 유명한 장면이 있다. 소년들이 신문지를 펼친 뒤 그 위에 올라서서 발로 신문지를 반으로 찢은 뒤 춤을 춘다. 마지막엔 다 함께 신문을 구겨 객석으로 던진다. 파업을 상징하는 동작이다. 이렇게 재치 있고 상징적인 안무들을 이번 무대에선 볼 수 없다. 무대 세트도 정교하지 않다. 조잡한 느낌마저 준다. 엉성한 그림 배경과 위태로워 보이는 철골 구조물은 보기에도 불안했다.

배우들의 열연이 아쉬움을 달래 줬다. 몸을 잘 쓰는 배우로 꼽히는 서경수는 주인공 잭 켈리에 녹아들었고, 린아는 ‘디즈니 공주’다운 모습을 뽐냈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서 빌리를 연기한 박준형 등 앙상블들의 열정도 객석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7월3일까지, 5만~13만원.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