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4번째 대여 신청…프랑스 반대로 3번 모두 무산
직지코리아 핵심 이벤트로 추진…구텐베르크 성서 대여는 가능할 듯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발간된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약칭 직지)과 1455년 독일에서 인쇄된 구텐베르크 성서는 현존하는 동·서양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이다.

78년 먼저 세상에 나온 직지에는 당연히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동서양 최고의 인쇄문화 유산을 한 자리에서 전시하는 이벤트가 추진되고 있다.

청주시가 오는 9월 개최하는 '직지 코리아'에서 직지와 구텐베르크 성서의 동시 전시를 기획한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기획의 성사 가능성은 현재까지 그리 높지 않다.

직지 원본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단 한 권만 있다.

886년 한불 수호 통상조약 이후 초대 공사를 지낸 콜랭 드 플랑시가 국내에서 구매해 프랑스로 가져간 것이다.

구텐베르크 성서는 현재 49권이 남아 독일의 여러 박물관과 도서관에 있다.

청주시는 그동안 세차례에 걸쳐 직지의 고향 청주 나들이를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박철완 문화예술과장 등이 프랑스 국립도서관을 방문해 직지 대여를 요청했으나 긍정적인 답변을 얻지 못했다.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맞아 올해 추진할 양국의 교류사업에 직지 원본의 한국 전시가 다시 추진됐으나 이마저도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시는 마지막으로 직지 대여 추진에 나설 계획이다.

조만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직지 대여 신청서를 정식 신청할 예정이다.

박 과장은 "직지 코리아 행사 기간 직지를 전시할 가능성이 적은 것이 사실"이라며 "마지막 끈을 놓지 않기 위해 프랑스 국립도서관 대여위원회 개최 일정을 확인해 직지 대여 신청서를 정식으로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는 그동안 독일 마인츠시의 구텐베르크 박물관과도 구텐베르크 성서의 한국 전시를 추진해왔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따라 구텐베르크 성서를 소장한 또 다른 박물관들과 접촉, 최근 독일 라이프치히 박물관으로부터 구텐베르크 성서 대여를 검토하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

시는 조만간 이 박물관에 직지 코리아 기간에 구텐베르크 성서 대여를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

라이프치히 박물관은 1997년부터 국제 학술회의 등을 통해 청주 고인쇄박물관과 교류를 해왔고, 2010년에는 직지 전시관을 만드는 등 직지에 관심을 보였기 때문에 구텐베르크 성서 대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박 과장은 "다음 주 라이프치히 박물관에 대여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직지 대여가 성사되지 않으면 직지 코리아 행사 기간에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영상 연결로 직지 원본을 관람객에게 보여주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지 코리아는 '직지 세상을 깨우다'를 주제로 오는 9월 1일부터 8일까지 청주 고인쇄박물관과 청주 예술의 전당 일대 직지 문화특구에서 열린다.

(청주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bw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