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창원도서관을 찾은 아이들이 ‘타요 버스’에서 동화책을 읽고 있다. 창원도서관 제공
경남 창원시 창원도서관을 찾은 아이들이 ‘타요 버스’에서 동화책을 읽고 있다. 창원도서관 제공
경남 창원시를 가로지르는 8차선 창원대로를 따라 달리다 교육단지로 들어서면 아담한 2층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올해로 개원 33년째인 창원도서관이다. 도서관에 이르는 길은 제법 긴 벚꽃 터널로 유명하다. 이맘때면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도서관으로 안내한다.

위치만 놓고 볼 때 창원도서관은 접근성이 떨어진다.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 그런 도서관에는 아주 특별한 두 대의 버스가 있다. ‘타요 버스’와 ‘북 버스’다.

타요 버스는 무상 기증받은 버스를 유아 눈높이에 맞춰 책 읽는 공간으로 개조했다. 지난해 5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평일에는 도서관 나들이 수업을 열고, 주말에는 책 읽어주기, 영화 상영, 책 놀이 등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타요 캐릭터에 친숙한 유아와 어린이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지난해 5~12월 아이와 부모 5400여명이 타요 버스를 다녀갔다. 주말에만 운영한 올해에도 벌써 1000여명이 방문했다. 이정회 창원도서관 문헌정보과 팀장은 “버스 안에서 책을 읽고 놀이를 하는 것을 아이들이 무척 신기해한다”며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여서 학부모는 물론 인근 어린이집에서 단체로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타요 버스가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을 ‘기다리는 공간’이라면 북 버스는 ‘찾아가는 도서관’이다. 창원도서관을 비롯해 김해도서관, 진양도서관 등 세 곳이 북 버스를 운영한다. 세 대의 이동도서관이 경남 18개 시·군을 수시로 찾는다. 창원도서관 북 버스는 창원을 비롯해 거제시, 고성군, 통영시, 함안군 지역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정보 소외계층시설, 박람회 행사장 등을 누빈다. 동화 들려주기, 책 놀이 활동, 자율독서, 영화 상영 등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두 대의 버스를 활용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은 올해 창원도서관의 역점사업이다. 그림책 놀이, 꼼지락꼼지락 책 놀이, 책 만들기, 사진 콘테스트, 한여름 밤의 가족극장 등 타요 버스에서 지역주민과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을 보강할 계획이다. 북 버스도 지역아동센터, 노인요양시설, 장애인센터, 도서벽지 등으로 활동 반경을 넓힐 예정이다. 옥영신 창원도서관 관장은 “지역 도서관의 올바른 역할을 찾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역민을 만나려 한다”며 “앞으로 도서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지역주민과 함께 행복한 도서관을 만들어 가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