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사장' 이란 두 글자에 얹힌 고독의 무게
직원들은 대부분 무언가를 받고 싶어 한다. 좋은 대우와 높은 연봉을 받고 싶어 한다. 반대로 사장은 주는 사람이다. 월급을 주고, 관심을 주고, 마음을 준다. 구성원들이 자신을 믿고 따르기를 원한다면 그들에게 먼저 뭔가를 줄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그들의 존재와 능력을 믿어주어야 한다. 탁월한 리더들에겐 ‘먼저’와 ‘주는’ 능력이 있다. 남들보다 먼저 고민하기 때문에 부(富)도 먼저 가져간다. 타인을 먼저 믿어주고, 무언가를 베푼다. 동시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스스로 고독해져야 한다. 조직원과 섣부른 유대가 자칫 공정함을 깨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장의 길》은 사장이란 존재의 근본적인 속성과 본질을 파헤친 책이다. 사장이란 결국 조직원들이 자신을 위해 열심히 일하도록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러자면 두 가지 능력이 필요하다. 조직을 융화시켜 효과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능력과 먹을거리를 찾아내거나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첫 번째 능력은 참고 인내하면서 ‘같이 가야 하는’ 괴로움을 수반한다. 두 번째 능력은 생존을 위해 불확실성과 싸워야 하는 모험을 수반한다. 성장하는 회사의 조직원들은 모두 어딘가에서 불확실성과 싸우고 있다. 모두 경계에 서서 한계를 넓혀간다. 사장은 그런 불확실한 경계의 맨 앞에 서서 아슬아슬하게 외줄타기를 하는 사람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