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서 의료·특허·행정까지…UAE는 중동 한류의 전진기지"
“2009년 아랍에미리트( UAE)에서 한국이 첫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수주한 뒤 한류 열풍이 더 강해졌습니다. 최근에는 의료와 특허, 행정 등 다양한 부문으로 한류가 확산하고 있죠. 중동의 문화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는 UAE는 한류의 전진기지로 안성맞춤입니다.”

박효건 주UAE 한국문화원장(44·사진)은 지난 26일 이렇게 말했다. 주UAE 한국문화원은 중동 지역 최초로 지난 10일 아부다비에서 문을 열었다.

“젊은 여성들이 K팝과 드라마, 영화 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드라마 ‘태양의 후예’도 실시간으로 시청합니다. 한류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K팝에 대한 관심은 패션과 화장품 등 다른 산업으로 파급되고 있어요.”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SNS를 통해 히트한 뒤 K팝 인기는 드라마를 앞질렀다. UAE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중동 국가에서 K팝 유튜브 조회 수는 매달 수백만 건을 웃돈다. 2012년 ‘제국의 아이들’이 두바이와 아부다비에서 K팝 가수로는 처음 공연한 뒤 아이돌그룹 ‘인피니트’ ‘엠블랙’ ‘틴탑’ 등도 찾아왔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극히 적은 편이다.

“2008년 ‘대장금’으로 시작된 한국 드라마의 인기도 여전히 높습니다. 최근에는 한국과 UAE 간 대형 합작드라마 제작이 추진되고 있죠. 한국 드라마는 성(性) 관련 코드가 적고 가족을 중시하며 연장자와 여성을 배려하기 때문에 좋아합니다. 특히 사극은 신체 노출이 적어서 아랍인들이 잘 받아들이죠.”

UAE의 11개 주요 대학에는 한류동아리도 많이 활동하고 있다. UAE대학의 아리랑클럽 700여명, 자이드대학의 코리안클럽 150여명 등 약 2000명으로 추산된다. 한글의 인기도 뜨겁다. 2013년 UAE대학에 처음 한국어 과목을 개설했을 때 23명이던 수강생이 이듬해 120명으로 늘었고, 정원을 80명으로 제한한 지금도 청강생까지 포함하면 100명을 넘는다.

박 원장은 “서울대병원, 성모병원 등이 운영하는 병원을 다녀간 이곳 중증 환자가 지난해에만 3000여명에 달했다”며 “특허, 교통시스템 등으로 협력사업의 범위가 더욱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부다비=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