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두나 카사의 ‘가족과 어머니’
압두나 카사의 ‘가족과 어머니’
에티오피아 화가 압두나 카사의 개인전이 29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층 한경갤러리에서 열린다.

아디스아바바 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한 카사는 자동차나 동물, 사람을 소재로 자연과 도시 문명의 접점, 아프리카와 서양 문화의 경계를 깊숙하게 짚어낸 작가다. 얇은 종이를 오려 붙이고 색을 입히는 특이한 기법을 활용해 아프리카 사람들의 꿈과 무의식 세계를 화면에 옮겨온 그는 ‘콜라주와 색채의 하모니즘’이란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서울에서 처음 여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창문 너머 낯선 풍경’. 창문을 통해 바라본 아프리카의 힘찬 에너지와 새로운 꿈의 동력을 서정적인 감성으로 표현한 근작 20여점을 걸었다.

작가는 원시적 에너지를 굴곡진 역사에 접목해 아프리카 사람들의 꿈과 행복, 가족, 사랑, 동심을 화면에 쏟아냈다. 전원적인 시골 풍경과 더불어 자동차와 코끼리, 자전거, 말 등이 혼재하는 그의 화면에서는 원시와 현대가 공존하는 ‘검은 대륙’을 읽을 수 있다. 신나게 춤추는 사람들, 사랑을 속삭이는 여인, 백마를 타고 비상하는 젊음, 산보하는 가족의 행복을 수놓은 그의 작품들에는 자연스럽게 구상과 추상이 교차한다. 단순히 인간과 자연을 담아낸 사실적인 풍경화에서 끝나지 않고 추상적인 형태로 응축해 아프리카의 삶을 신비롭고 좀 더 장엄하게 느낄 수 있게 했다. 검은색과 원색으로 수놓은 화면에는 원시적이고 주술적인 기운이 가득하다.

사각형의 색면들을 화면에 활용한 것도 특징이다. 네모난 색면들을 밖에서 안을 바라보는 ‘창문’으로 승화했다. 이 창문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접점을 잇는 특이한 상상력으로 아프리카의 현실을 되비춘다. (02)360-4232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