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한류 컨벤션 'KCON 2016 아부다비'

UAE·사우디·이집트·쿠웨이트 등서 8000여명 몰려 '대성황'
방탄소년단 등 7개 팀 열창에 여성팬들 태극기 흔들며 환호
지난 26일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 최대 야외공연장인 두 아레나. CJ E&M이 개최한 ‘KCON 2016 아부다비’에 UAE뿐 아니라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지에서 온 8000여명의 관람객이 이곳을 가득 메웠다. 평균 13만원짜리 콘서트 티켓은 발매 즉시 매진됐다. 그중 25만원짜리 VIP 티켓이 가장 먼저 동났다. 중동에 신(新)한류 바람이 뜨겁다. 2008년 드라마 ‘대장금’에서 시작된 한류 열풍은 이제 K팝에 이어 한글, 웹툰, 음식, 패션, 화장품, 미용, 의료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K팝을 비롯해 드라마, 뷰티, 음식 등 한국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 아부다비 KCON은 이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지난 26일 ‘KCON 2016 아부다비’가 열린 아부다비 최대 공연장인 두 아레나를 찾은 중동 여성들이 콘서트를 보며 환호하고 있다.

지난 26일 ‘KCON 2016 아부다비’가 열린 아부다비 최대 공연장인 두 아레나를 찾은 중동 여성들이 콘서트를 보며 환호하고 있다.

◆김밥 600인분 1시간 만에 동나

이날 콘서트에선 보이그룹 방탄소년단과 몬스타엑스, 소녀시대 태연, 슈퍼주니어 규현, 걸그룹 스피카, 에일리 등 7팀이 열정적인 춤과 노래를 선보였다. 히잡을 두른 여성 팬들은 태극기를 흔들면서 괴성을 질렀다. 흥겨운 나머지 일어서서 춤을 추거나 껑충껑충 뛰기도 했다. 결혼을 앞두고 약혼자 몰래 왔다는 노라 사인 씨(21)는 “방탄소년단은 생김새가 귀엽고 춤과 노래 실력도 좋다. 공연 막바지에 폭죽이 터졌을 때 분위기가 최고조로 달아올랐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K팝 공연을 보러 사우디에서 온 파드마 알메리 씨(26)는 “인터넷으로만 보던 한국 가수들을 내 눈으로 보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수년 동안 고대하던 행사를 마련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콘서트 무대와 별도로 마련된 컨벤션장에는 대낮부터 히잡을 두른 여성 인파가 몰렸다. K푸드존에서는 음식이 나오는 즉시 동났다. 김밥 600인분이 1시간 만에 떨어졌고 비빔밥, 불고기, 떡볶이 등을 먹으려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사우디에서 온 알암트 라완 씨(25)는 “떡볶이의 매운 맛과 불고기에 밥을 비벼먹는 것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슈퍼주니어 팬이 된 뒤 한국 음식과 문화를 좋아하게 됐다고 했다. 음식을 준비한 현지동포 남영호 씨(72)는 “중동 사람들은 불고기를 가장 좋아한다”며 “드라마에 나오는 김밥과 떡볶이를 먹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의 외부 활동에 제약이 많은 아랍권 문화를 배려해 마련한 여성 전용 레이디스관도 인기였다. 이곳에서 여성들은 히잡을 벗고 K팝 댄스를 배우거나 드라마를 통해 널리 알려진 한국 화장법 강좌를 들으며 열광했다. 레이디스존에서 K팝 댄스를 배운 할람 양(18)은 한국어로 또박또박 이렇게 설명했다. “드라마를 통해 한국어를 배웠는데, KCON에 간다고 하니 부모님도 흔쾌히 허락하셨어요. 한국 드라마는 서양 것과 달리 선정적이지 않고 가족을 중시하는 모습이 아랍문화와 비슷하다고 알고 계시거든요.”
CJ E&M이 개최한 ‘KCON 2016 아부다비’의 콘서트 현장. CJ E&M 제공

CJ E&M이 개최한 ‘KCON 2016 아부다비’의 콘서트 현장. CJ E&M 제공

◆문화와 산업, 수출전선서 함께 뛴다

기업관에서는 LG전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CJ E&M 등이 자사 제품을 소개했다. LG전자는 G5 휴대폰 신제품을 아랍권 젊은 여성들에게 알리는 기회로 활용했다. CJ E&M은 자사가 만든 드라마와 영화 등 한류 콘텐츠를 소개했다.

이번 행사를 후원한 한수원은 석유가 고갈되는 미래에 원자력발전의 중요성을 알렸다. 한수원은 모기업 한국전력이 2009년 UAE 원전 건설 계약을 맺은 뒤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270㎞ 떨어진 바라카에 2020년 완공을 목표로 140만㎾급 한국형 원전 4기(총 560만㎾)를 짓고 있다. 바라카 원전 1~4호기의 운영지원계약 수주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한류는 한국에 대한 호감도와 한수원의 인지도를 높여줘 원전 추가 수출과 운영지원계약 수주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대(對)이란 경제제재 해제 및 할랄 시장 급성장 등으로 신시장으로 주목받는 중동 지역에서 ‘코리아 프리미엄’ 창출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행사를 총괄한 안석준 CJ E&M 음악사업부문장은 “아부다비 KCON으로 미개척지이던 중동에 한류의 신시장이 열렸다”며 “현지에 원전을 짓고 있는 한수원이 후원사로 참여해 한류의 영향력이 제조업뿐 아니라 사회간접자본(SOC) 분야까지 확산됐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아부다비=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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