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자동차, 예술품으로 다시 태어나다
추억이 담긴 폐차 직전의 자동차가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한다. 서울 중계동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미술관에서 22일부터 열리는 ‘브릴리언트 메모리즈(Brilliant Memories):동행’전에서다.

자동차를 예술작품 소재로 재활용하는 현대자동차 캠페인 ‘브릴리언트 메모리즈’의 두 번째 전시다. 현대차는 2014년부터 폐차나 중고차 판매 등으로 차를 떠나보내게 된 사람들의 사연을 수집했다. 이 중 선정된 이야기를 토대로 작가가 작품을 제작했다. 사연 주인공에게는 전시 작품을 찍은 소장용 사진을 보내준다.

이번에는 지난해 12월부터 사연을 응모한 사람 중 8명의 자동차가 작품이 됐다. 예술가가 본 자동차 공장의 풍경, 탈북 새터민이 들려주는 남북한 자동차 문화의 차이도 작품으로 풀어냈다. 12개 팀의 예술가들이 회화, 설치, 퍼포먼스, 미디어 등 작품 12점을 선보인다.

가족의 생계 수단으로 빚을 갚고 집을 장만할 수 있게 도왔던 정혜란 씨 가족의 포터 자동차는 설치작품으로 거듭났다. 박문희 작가의 ‘사막에서 핀 생명’이다. 강화 플라스틱 위에 자동차 부품을 늘어놓고, 그 위에 초록색 천을 걸어 사막에 움튼 식물을 표현했다.

‘탈 것’에서 꿈과 행복을 담은 공간으로 변모한 자동차도 있다. 이주용 작가의 ‘창 너머의 기억’(사진)이다. 6인승 그레이스 자동차에 아내와 자녀를 태우고 즐거운 추억을 만든 안익현 씨의 사연을 소재로 삼았다. 좌석을 조화와 깃털로 가득 채우고 홀로그램 영상을 투영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기라, 김형규 작가는 손기둥 씨의 엘란트라 차량으로 두 편의 영상과 기념비를 만들었다.

조원홍 현대차 부사장은 “자동차는 삶의 동반자이자 추억을 만들어가는 일부분임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라고 말했다. 다음달 21일까지. (02)2124-5248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