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영화의 거리'로 역량 집중…폐막식 3년 만에 부활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공간과 영화제 내용 등을 새롭게 단장해 관객을 만날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는 전주 영화의 거리와 효자동 CGV에서 분산 개최하던 지난해와 달리 전주 영화의 거리에서 모든 영화제 행사를 치른다.

영화의 거리와 주변 관광지, 먹을거리 등을 활용해 전주의 정체성을 살리는 것도 올해 영화제의 중요한 변화다.

또 폐지됐던 폐막식을 3년 만에 부활시키고, 게스트 초청 규모와 갈라 프로그램 등도 늘려 축제 분위기를 살릴 예정이다.

이충직 신임 집행위원장이 취임하면서 사무처장이 3번이나 바뀌는 등 그간 '내홍'을 겪었던 사무 조직도 안정을 되찾았다.

◇ 전주 영화의 거리 공간 일원화…폐막식 부활
올해 가장 달라진 점은 영화제 공간 구성을 '전주 영화의 거리'로 집약해 관객의 편의와 축제 집중도를 높인 데 있다.

지난해에는 전주 효자동 CGV와 영화의 거리로 양분해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한옥마을 등 구도심 관광자원, 음식점 등을 연계해 '전주'만의 특색을 축제 참가자들에게 전할 계획이다.

영화제 형식 면에서도 3년 만에 폐막식을 부활시켜 축제 분위기를 살릴 예정이다.

또 열흘 축제 기간을 '7일 행사+3일 추가 상영' 형식으로 운영한 관행을 바꿔, 열흘 내내 다양한 행사와 상영을 동시에 진행한다.

상영관도 5개 극장에 총 19개 관으로 늘려 상영작도 40여 개국 210편으로 잠정 확정했다.

규모는 키우되 공간을 좁혀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 '대안·독립 영화제' 정체성 되찾는다
전주국제영화제는 '대안·독립영화인의 축제'라고 불릴 만큼 '마이너' 영화계의 대표 영화제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이런 정체성과 '축제'라는 대중성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올해는 영화 선정부터 상영, 부대행사 등을 통해 이 괴리를 메우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조직위는 다소 '난해한' 영화를 선정하더라도 일반 관객이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배우와 감독을 대거 초청해 이해를 돕기로 했다.

초청 게스트 수도 지난해보다 1.5배 많은 국내외 영화인사 3천여 명을 초청한다.

이들은 무대 인사와 갈라 프레젠테이션 등 사전 행사에 참여해 관객과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영화계 거장 등 초청 감독의 전시를 늘려 일반 관객의 영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영화 마니아를 만족하게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계획이다.

그간 전주국제영화제가 추구하던 프리미어(최초 개봉)도 강화한다.

지난해에는 개막작을 다른 영화제에서 이미 상영한 작품으로 선정하며 논란이 됐다.

이 집행위원장은 "올해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체성을 확실히 지켜나가면서 일반 관객도 친근하게 대안·독립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영화 마니아와 일반 관객이 한데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올해 영화제는 4월 28일 개막해 5월 7일까지 10일간 진행된다.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chin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