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유정(1908~1937)이 1935년 발표한 ‘봄·봄’은 해학과 향토성이 돋보이는 그의 대표작이다. ‘나’는 봉필 영감의 데릴사위로 하루빨리 결혼하고 싶지만 혼례를 차일피일 미루는 장인 때문에 속을 끓인다. ‘나’는 참다못해 결국 장인과 몸싸움까지 벌인다. 봉필 영감에게 지게막대기로 흠씬 두들겨 맞은 ‘나’와 점순이는 결혼에 성공했을까. 그 뒤의 일을 그리지 않은 소설은 여운을 남긴다. ‘봄·봄’의 뒷이야기를 후배 소설가들이 이어간다.

대산문화재단의 계간지 《대산문화》 봄호에는 전상국 이순원 김도연 강영숙 이기호 등의 소설가가 참여해 ‘봄·봄’의 후일담을 선보인다. ‘나’와 아버지가 싸우는 것을 본 점순의 결혼 거부 선언, 친구 뭉태의 기지로 장가가기에 성공한 ‘나’ 등 여러 가지 결말이 옛 소설에 상상력을 입혀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