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터미널 - 김주대(1965)
긴 이별을 예감이라도 했을까요. 서로를 향한 마음은 떠나가는 버스도, 가로막은 유리도 어쩌지 못하는군요. 손바닥에 붙은 손바닥이 따뜻하기만 합니다. 그들의 눈은 또 얼마나 간절하게 서로를 담고 있었을까요. 버스 안의 따뜻한 공기가 따라 뛰는 늙은 여자를 감싸 안으면 아이도 그만 울음을 그치겠지요. 이토록 애틋하고도 아린 이별을 터미널은 얼마나 많이 지켜봐 왔을까요.

김기주 시인(2012 한경 청년신춘문예 당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