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무용단이 오는 23~27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리는 ‘시간의 나이’.
국립무용단이 오는 23~27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리는 ‘시간의 나이’.
“한국의 전통 춤사위에는 독특하면서도 세계의 춤과 통하는 맥이 있습니다. 국립무용단과 함께 작업한 ‘시간의 나이’에서 한국의 춤이 세계적인 춤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프랑스 안무가 조세 몽탈보는 2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오는 23~27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르는 국립무용단 신작 ‘시간의 나이’의 춤을 짰다.

공연은 2015~2016 한국·프랑스 상호교류의 해를 기념하는 협업 작품이다. 한국 국립극장과 프랑스 샤요국립극장이 공동 제작했다. 국립무용단 무용수 24명이 출연한다. 서울 공연 이후 오는 6월16~24일에는 샤요국립극장의 시즌 마지막 무대에 오른다.

샤요국립극장의 상임안무가를 맡고 있는 몽탈보는 2014년부터 한국과 프랑스를 네 차례 오가며 이번 작품의 춤을 구상했다. 지난 1월부터 한국에서 장기간 체류하며 작품 제작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고, 국립창극단과 정가악회의 공연 등을 봤다”며 “한국의 전통문화를 외부인의 시각에서 접근했을 때 독특한 작품이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작품의 주제는 전통과 현대의 만남이다. 작품 제목은 ‘과거를 통해 미래의 가능성을 내다보라’고 권한 멕시코 소설가 카를로스 푸엔테스의 말에서 따왔다. 과거를 축적해가며 새로운 것을 완성한다는 의미다.

몽탈보는 그동안 플라멩코, 힙합, 발레, 아프리카 전통춤 등 다양한 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온 안무가다. 영상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융합형 공연이 특징이다. 이번 공연에서도 무대와 영상을 함께 활용한다. 1장 ‘시간의 놀이’에서 무대 배경이 되는 영상은 무용수들이 전통 한복을 차려입고 추는 한량무와 부채춤 등을 보여준다. 무대 위 무용수들은 현대식 일상복을 입은 채 영상 속 춤을 활용한 창작 춤을 선보인다. 고전과 새로운 춤이 서로 이어져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2장 ‘꿈’에서는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해 서로 이질적인 문화 간의 만남을 보여준다. 마지막 3장 ‘욕망의 의식’에선 무용수의 타악기 연주로 전통 춤에 내재한 역동성과 욕망을 표현한다.

몽탈보가 한국 무용수와 작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춤은 인간과 같이 결국은 하나의 뿌리를 가진다”며 “전통 춤사위와 현대적인 몸짓을 섞어 다양한 시간이 공존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