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어떤 평화 - 이병일 (1981~)
인생의 연륜을 켜켜이 쌓아오신 아버지가 버스 정류장에서 따뜻한 볕을 쬐고 있습니다. 대학이 우골탑(牛骨塔)이란 소리를 듣던 시절은 지났지만 자식을 위해 한평생 희생하신 아버지를 보면 아들은 언제나 죄인일 수밖에 없습니다. 고향 집 달력엔 막내아들의 마지막 등록금 부치는 날이 적혀 있었겠지요. 집안 대소사를 모두 마치고 잠깐의 휴식을 즐기는 모습은 평화 그 자체입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