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짓예술로 되살아난 옛 시와 그림…내달 2일 '붓놀림…' 공연
옛 그림과 시가 무대의 춤사위로 되살아난다. 다음달 2일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열리는 ‘詩·畵·舞(시·화·무)-붓놀림, 춤으로 살아나다’ (사진)공연에서다.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올해 첫 신작이다.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등 옛 화가들이 그린 그림이 이번 공연의 소재다. 그림 위에 적힌 한시나 그림과 비슷한 주제를 다룬 옛 시도 함께 활용했다. 그림과 시 속 다양한 삶의 모습을 궁중무용과 민속무용, 창작무용으로 풀어낸다.

신윤복의 대표작 ‘미인도’를 재해석한 춤 무대는 작품과 함께 전해지는 시의 정서를 반영했다. ‘여인의 가슴 속 춘의를 어찌 붓끝으로 다 표현하겠는가’라는 내용이다. 단아한 여인이 품은 생명의 기운을 무용수 네 명이 춤으로 표현한다.

김홍도의 ‘무동’은 ‘춤추는 아이’로 무대에 오른다. 국립무용단의 안덕기가 안무와 춤을 맡았다. 악사들을 원작 그림과 똑같은 대형으로 무대에 배치했다. 그림이 힘찬 붓질로 표현한 우리 풍속의 특징을 살려 자유롭고 쾌활한 춤사위를 보여준다.

칼을 이용해 날렵한 춤사위를 선보이는 검무 공연도 예정돼있다. ‘진주검무’는 다산 정약용이 진주 남강 촉석루에서 기녀들의 검무를 감상하다가 지은 시 ‘무검편증미인(舞劍篇贈美人)’과 신윤복의 그림 ‘쌍검대무’를 바탕으로 춤을 짰다. ‘공막무’는 두 사람이 칼을 들고 마주 서 서로 찌르는 시늉을 하며 추는 궁중무용이다. 제비처럼 날렵하게 허리를 앞뒤로 숙였다 젖히며 빙빙 도는 것이 특징이다.

고서에 기록된 학(鶴)을 소재로 한 두 작품도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궁중무용인 ‘궁중학춤’은 장수의 상징인 학의 모습을 통해 나라의 무사 평안을 기원하는 춤이다. ‘양산사찰학춤’은 고고한 선비정신을 의젓한 움직임으로 풀어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