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도의 인천국제공항 제1국제업무지구에 파라다이스그룹과 일본 세가사미그룹이 공동 투자해 조성하고 있는 복합리조트. 내년에 1단계 개장할 예정이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인천 영종도의 인천국제공항 제1국제업무지구에 파라다이스그룹과 일본 세가사미그룹이 공동 투자해 조성하고 있는 복합리조트. 내년에 1단계 개장할 예정이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문화체육관광부가 26일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조성할 신규 사업자로 인천 영종도의 인천국제공항 제2업무지구를 사업지로 신청한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Inspire IR)’를 최종 선정,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영종도에는 지난해부터 복합리조트를 건설 중인 파라다이스그룹의 파라다이스시티와 리포앤드시저스(LOCZ) 등 모두 3곳의 카지노 복합리조트가 들어서 2020년부터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복합리조트 몰리는 영종도

카지노 복합리조트는 호텔, 쇼핑몰, 문화·예술 시설, 국제회의 시설, 테마파크,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을 결합한 복합 관광시설이다. 정부는 지난해 1월 발표한 제7차 투자활성화 대책의 후속 조치로 매력적인 관광 콘텐츠를 확충하고 아시아 각국의 복합리조트 경쟁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카지노 복합리조트 조성을 추진해 왔다.
[영종도에 세 번째 복합리조트] 영종도에 '복합리조트 벨트'…요우커 유치로 연 8조 경제효과
복합리조트는 요우커를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일자리 창출 등 적잖은 경제효과가 예상되는 사업이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다. 이 때문에 각 지방자치단체와 국내외 기업도 뜨거운 관심을 보여 지난해 6월 진행한 복합리조트 콘셉트 제안 공모(RFC)에는 34개 업체와 컨소시엄이 참여했고 이 중 16개 업체가 인천을 사업지역으로 신청했다. 국제공항과 항만을 갖춘 인천은 외국인 관광객의 접근성이 좋은 데다 2400만명이 거주하는 수도권이라는 풍부한 국내 배후시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복합리조트가 중국과 가까운 영종도에 들어서는 만큼 요우커를 대거 끌어들일 경쟁력 있는 관광콘텐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을 찾는 요우커들이 해마다 30%씩 늘어나고 있지만 마땅한 관광콘텐츠가 없어 재방문율이 낮은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인천공항과 가까운 영종도에만 3곳의 복합리조트가 들어서게 돼 집적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파라다이스시티는 내년에 1단계 개장을 할 예정이고, 미단시티에 들어설 LOCZ의 복합리조트는 2018년 1단계 개장을 목표로 올해 착공한다. 세 곳의 복합리조트가 모두 가동되면 8조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인스파이어 1만5000명 고용

이번에 사업자로 선정된 ‘인스파이어IR’은 모히건 선으로 알려진 미국의 카지노기업 MTGA(Mohegan Tribal Gaming Authority)와 국내 대기업 KCC가 공동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 법인이다. △1조원 이상의 투자 △5억달러 이상의 외국인 투자 △5000만달러 이상의 사전납입 △2억달러 대출 확약 또는 투자확약서 제출 등 까다로운 자격 요건을 충족해 일찌감치 선정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점쳐져 왔다.

MTGA는 코네티컷주 원주민인 모히건족이 설립한 대형 카지노 기업으로 코네티컷의 ‘모히건 선 카지노’와 펜실베이니아의 ‘모히건 선 포코노’를 운영 중이다. 카지노 매출로는 미국 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스파이어IR은 향후 사업 과정에서 정부가 제시한 다양한 조건을 성실하게 수행해야 한다. 매년 회계감사 및 책임감리 후 이행실적을 보고해야 하고 한류 콘텐츠 등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해야 한다.

공모 과정에서 샌즈그룹 등 대표적인 해외 복합리조트업체들이 내국인 출입을 허용하는 ‘오픈 카지노’를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며 불참한 것은 아쉽다. 업계 일각에선 당초 기대했던 대규모 투자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