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알고 싶은 마음 들도록 음악의 '참맛' 알려줄게요"
낮 시간에 열리는 마티네콘서트의 최대 고민은 ‘차림표’다. 너무 무거운 프로그램으로 짜서도 안 되고, ‘수박 겉핥기’ 식으로 가볍기만 해서도 곤란하다. 특히 주말 낮에 열린다면 연령대와 배경 지식이 다양한 관객을 두루 배려해야 한다. 최희준 전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겸 한양대 교수(사진)가 예술의전당의 ‘토요콘서트’를 맡았을 때 고민한 이유다. 최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그를 만났다.

“결국 짜낸 아이디어는 음악의 ‘참맛’을 슬쩍 알려주자는 거였어요. 맛집을 소개할 때 ‘이 집이 맛있다더라’고 소개하는 것처럼요. 음악을 듣고 나서 ‘찾아 들어야겠다, 더 알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는 콘서트로 꾸미자고 생각했죠.”

예술의전당이 2010년부터 매달 한 차례 토요일 오전 11시에 열고 있는 토요콘서트는 지난 6년간 8만명의 관객이 다녀갈 정도로 클래식 대중화에 이바지했다. 김대진 수원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첫해부터 지휘봉을 잡아 작년까지 이끌었다. 올해부터 최 교수가 바통을 넘겨받았다. 연주단체도 예술의전당 페스티벌오케스트라에서 KBS교향악단으로 바뀐다.

최 교수는 “좋은 음악회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좋은 솔리스트’를 원 없이 만날 수 있는 무대로 준비했다”고 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첼리스트 문태국 등 국내 주요 솔리스트들이 협연자로 나선다.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를 연주할 피아니스트 피터 클리모 등 주목받는 해외 연주자도 초청했어요. 늦잠을 잘 수도 있고, 다른 약속을 잡을 수도 있는 토요일 오전에 음악당을 찾는 관객은 음악의 힘을 믿는 분들이죠. 그들에게 최고 공연을 선사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습니다.”

고전음악부터 현대음악, 발레, 오페라에 이르기까지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커플링으로 꾸미는 무대(5월7일)의 협연 오케스트라는 서울바로크합주단이다. 레너드 번스타인과 조지 거슈윈의 작품도 준비(7월16일)돼 있으며 유니버설발레단과 함께 펼치는 발레 갈라콘서트(4월16일)도 예정돼 있다.

지난 1년간 이끌어 온 전주시향에 대해서는 “음악과 조직 모두 크게 발전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양대 관현악과 학생들에게 오케스트라에 관해 강의하는 그는 서울과 전주를 오가는 바쁜 일정 속에 틈틈이 악보를 연구한다고 했다.

김 교수가 이끄는 토요콘서트 첫 무대는 다음달 19일 열린다. 비올리스트 김상진이 협연자로 나선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