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강 - 허수경(1964~)
강에 비친 한 시절의 풍경을 떠나보내면서, 어머니의 자궁을 떠나면서, 탯줄을 띄워 보내면서, 그렇게 우리는 자라날 운명이었나 봅니다. 우리는 자라나 강 저편에 과거가 돼버린 더 먼 나, 혼이 되고 추억이 돼버린 배냇기억의 나를 남겨두고 레테의 강, 그 망각의 강을 건너 어느새 잊혀진 전설이 되었나 봅니다. 우리가 건너온 강 저편, 우주적 고향이 고요하게 반짝이는 풍경 한 폭을 건너다봅니다.

김민율 시인(2015 한경 청년신춘문예 당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