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에서 국제로타리대회 열리는데 행사이름에 '고양'이 없네
오는 5월 ‘2016 국제로터리 세계대회’가 열리는 고양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5월28일부터 고양 킨텍스와 아람누리,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대회 명칭이 도시 이름을 뺀 채 ‘2016 국제로터리 세계대회(Rotary International Convention)’로 확정됐기 때문이다. 고양시가 돈만 쓰고 정작 누려야 할 개최 도시 프리미엄은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부에서 나오는 이유다.

국제로터리 본부는 지난 11일 고양시의 대회 명칭 변경 요청에 대해 불가 입장을 밝혔다. 고양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최성 고양시장 명의의 서한을 라빈드란 국제로터리 회장에게 보내 대회 명칭을 ‘국제로터리 고양 대회’로 바꿔 달라고 요청했지만 사실상 어렵다는 답변이 왔다”고 밝혔다. 행사 개막까지 3개월밖에 남지 않은 데다 대회와 관련한 제품을 이미 상당 부분 제작을 마친 상태라 대회명이 바뀔 경우 자칫 법적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이유다.

고양시는 이번 세계대회 명칭 변경을 2012년 개최지로 선정된 직후부터 줄곧 주장해 왔다. 1905년 설립된 국제로터리는 세계 각국에 3만5215개 클럽과 122만명 회원을 보유한 국제 민간 봉사단체다. 기업인과 전문직 종사자인 국제로터리 회원들이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만큼 대회를 통해 얻는 유무형의 효과가 다른 국제행사보다 큰 것으로 유명하다. 고양시가 200개국 5만4000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이번 대회 이름을 ‘고양 대회’로 바꾸기 위해 3년 넘게 공을 들인 것도 이런 까닭이다.

국제로터리 본부는 그동안 세계대회를 도시 순회 행사로 열면서 개최 도시를 대회명에 함께 표기해 왔다. 문제는 대회 장소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개최 도시가 고양과 서울로 나뉘면서 불거졌다. 고양시 관계자는 “개막 행사, 본회의 등 주요 일정이 고양에서 진행되는 만큼 대회명에 고양이 포함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보고 지난 3년간 변경을 요청했고 지난해 7월 조직위원회가 대회 명칭을 ‘서울 대회’에서 ‘세계대회’로 바꾸는 중재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고양시는 이번 결정에 따라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국제도시 고양’의 이미지를 각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관광, 쇼핑 등 직접적인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