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으로 긁고 칼로 오리고…'DIY북'의 진화
'피어나다' 등 페이퍼 커팅 북도 인기…실내 장식으로 활용
클 출판사는 컬러링북 《비밀의 정원》으로 2014년 출판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이 출판사는 지난해 12월 페이퍼 커팅 북 《피어나다》를 출간했다. 도안에 맞춰 색을 채워넣는 컬러링북과 달리 이 책은 펜대 끝에 달린 작은 칼로 종이를 오려낸다. 칼질을 마치고 책에서 종이를 떼어내면 벽이나 창문에 붙일 수 있는 작은 종이 작품이 탄생한다.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 책이 나오자 20, 30대 젊은 여성들의 호응을 얻어 출간 두 달 만에 1만부가 팔렸다. 이 책은 교보문고 취미·스포츠분야 베스트셀러 6위에 올라 있다.
책으로 글을 읽는 것을 넘어 무언가를 창조해낸다는 것은 기존 DIY북과 비슷하지만 ‘나만의 예술품’을 만들어 실내 장식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스크래치북과 페이퍼 커팅 북의 특징이다. 책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블로그나 트위터 등에 “컬러링북보다 질리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다” “작업을 완성한 뒤 실내 소품으로 쓸 수 있어 좋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DIY북이 인기를 끌자 비슷한 내용의 책들도 연이어 출간되고 있다. 스크래치북은 현재 10여종의 책이 시중에 나와있으며 《나이트 뷰 인 스크래치 북》 《컬러풀 나이트 뷰》 등 《스크래치북 나이트뷰》와 이름과 형식이 비슷한 책들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있다. 지난 1일 출간된 《키리에》(42미디어컨텐츠)도 페이퍼 커팅 북으로, 서점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아류’들이 잇달아 출간되자 먼저 책을 낸 출판사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김경태 클 대표는 “《비밀의 정원》이 인기를 끌자 ‘비밀’ ‘정원’ 등 비슷한 제목을 붙인 책들이 나오더니 ‘비밀 정원’이란 책까지 출간됐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이 두 달 만에 나온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성용 라고디자인 대표도 “새로운 책을 내놓을 때마다 비슷한 내용의 책을 따라 출간하는 곳이 있어 저작권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