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문화재를 사랑하는 여러가지 방법
배국환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22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30여년의 공직생활 대부분을 경제 관료로 보냈다. 그런 그가 국내 여러 곳의 문화유적을 찾은 감상을 시와 에세이로 풀어낸 《배롱나무 꽃필 적엔 병산에 가라》를 펴냈다. 그는 10여년 전부터 답사기, 미술사, 역사, 불교 관련 서적을 탐독해 왔고, 틈날 때마다 문화유산을 직접 답사하며 보는 눈을 키워온 ‘문화 마니아’다.

그는 세한도, 달항아리, 병산서원 등 역사 문화유산 스물여덟 가지를 감상시(詩)와 에세이, 수채화, 사진이라는 다양한 요소로 표현한다. 문화재를 보고 떠오른 느낌을 시로 써 문화유산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길지 않은 에세이를 통해 문화재에 대한 지식과 감상을 전달한다. 단순히 좋다, 예쁘다 식의 촌평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정보와 함께 문화재를 둘러싼 역사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는다. 생생한 현장 사진과 몽환적 느낌이 풍기는 수채화는 문화재를 감상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배국환 지음, 나우린 그림, 나눔사, 239쪽, 1만3000원)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