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닦인 길만 가지 말고 '경로 탐색자' 돼라
정수기 방문 판매에서 렌털로 진화한 코웨이, 스크린 골프 제품 판매를 넘어 네트워크를 서비스하는 골프존, 문어발 경영을 청산하고 화장품 한 분야에만 집중해 글로벌 기업이 된 아모레퍼시픽.

이들 기업은 창의적 경영으로 경쟁력을 높여 경제적 성과를 이뤄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방식은 달랐지만 바람직한 기업의 혁신 방법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정구현 전 삼성경제연구소장, 김영배 KAIST 경영대학 교수, 홍덕표 전 LG경제연구원 상무, 김용준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교수 등 경영학자 15명은 《혁신의 시간》에서 국내외 경영 환경과 기술 트렌드를 분석해 침체 경제를 돌파할 생존 전략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한국 기업이 처한 현실은 그다지 밝지 않다”고 진단하며 “한국 기업이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기존 관리와 효율 중심의 경영 방식을 탈피해 창조와 혁신 중심의 경영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비즈니스 모델, 마케팅, 최고경영자(CEO) 리더십 등 9가지 주제로 혁신 전략을 소개한다. 배달의민족, 카카오 등의 사례를 통해 다양한 사업 주체가 참여하고, 창출된 가치를 서로 공유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혈당측정기의 강자 아이센스와 휴대폰용 칩 바리스터 세계 1위인 아모텍은 대기업·대학연구소와의 공동 개발을 통해 기술 혁신에 성공했다. 이들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중소기업 한계를 극복하고 기술력을 축적했다. 저자들은 “이런 개방형 혁신이 효과적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경영자가 기존 경로를 파괴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경로 탐색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