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장일암 '지질학적 초상 - 오브제'
바위가 춤을 춘다. 영겁의 세월이 빚어낸 곡선은 마치 여인의 춤사위처럼 꿈틀댄다. 화강암 틈에 낀 작은 돌이 수억 년 동안 강물에 의해 돌고 돌아 생긴 돌개구멍에 물이 고여 있는 모습이다.

사진가 장일암은 15년째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화강암지대인 강원 영월 요선암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그곳을 처음 본 순간부터 화강암의 신비한 기운에 이끌렸기 때문이다.

요선암은 무생물이 아니었다. 볼 때마다 새로운 풍경과 이야기를 내보여 줬다. 물과 빛과 바람이 헤아릴 수 없이 긴 시간 동안 만든 작은 우주와도 같았다. (에이블갤러리 26일까지)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