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혐의 받을 유사성은 확인…차분한 검토와 검증 원해"

창작과비평 백낙청 편집인이 소설가 신경숙의 표절 의혹에 대해 "단정지을 수 없다"는 첫 공식 입장을 밝혔다.

28일 창작과비평사 등에 따르면 백 편집인은 27일 심야에 올린 페이스북 게재글을 통해 "표절시비 자체에 대해서는 신경숙 단편의 문제된 대목이 표절 혐의를 받을 만한 유사성을 지닌다는 점을 확인하면서도 이것이 의도적인 베껴쓰기, 곧 작가의 파렴치한 범죄행위로 단정하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는 창비의 논의 과정에 참여했고, 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백 편집인은 창비의 비평 정신을 이끌어온 지주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그간 신 작가 표절 의혹에 대해 그가 어떤 견해를 갖고 어떠한 입장을 표명할지에 대한 문학계 안팎의 관심이 적지 않았다.

창비와 백 편집인이 신 작가에 대한 문학계 일각 등의 단정적인 표절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기본 입장을 밝히면서 표절에 대한 작가 및 출간사의 책임 공방은 장기화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창비 가을호의 입장 발표 이후 이미 제기됐던 문학계 내에서의 반발과 비판도 더욱 거세지리란 관측이 나온다.

백 편집인은 "애초 표절혐의를 제기하면서 그것이 의식적인 절도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했던 일부 언론인과 상당수 문인들에게 창비의 이런 입장 표명은 불만스러운 정도가 아니라 불쾌한 도전행위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드러난 유사성에서 파렴치행위를 추정하는 분들이 그들 나름의 이유와 권리가 있듯이 우리 나름의 오랜 성찰과 토론 끝에 그러한 추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에 도달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해주십사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태가 처음 불거졌을 때와 달리 지금은 꽤 다양한 의견과 자료가 나와 있는 만큼, 모두가 좀더 차분하게 이 문제를 검토하고 검증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창비가 표절 의혹 제기 이후 밝혔던 내부 시스템 점검과 혁신 약속과 관련해 "내년 계간지 창간 50주년을 앞두고 대대적 쇄신 준비를 해왔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내부 조치를 일일이 보고하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했다고 단정하실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백 편집인이 게시한 페이스북 글엔 "자기 반성이 전혀 없는 글", "앞으로 사회비평은 자제해야" 등 비판성 댓글이 잇따랐다.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jb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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