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30일 강릉을 비롯한 강원 동해안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강릉시 경포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높이 30m의 번지점프를 즐기며 더위를 극복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30일 강릉을 비롯한 강원 동해안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강릉시 경포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높이 30m의 번지점프를 즐기며 더위를 극복하고 있다.
바다·계곡·수영장·산 '인산인해'…도심 더위 피해 '엑소더스'
첫 열사병 사망자…지자체 폭염 대책 분주, 일부 기업 단체휴가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30일 전국에 가마솥 같은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경주는 낮 한때 37도까지 치솟으며 올 여름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해수욕장, 계곡, 수영장 등에는 인산인해를 이뤘고, 상대적으로 한산한 도심은 한낮 행인이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백화점이나 은행 지점, 물가를 찾아다니는 발길이 부쩍 늘었다.

'더위를 피하는 명당'으로 알려진 대관령 등에는 수많은 사람이 찾아와 땀줄기를 식혔다.

특히 이날 올 여름 들어 첫 열사병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폭염이 시작된 이번 주 온열질환자가 급증하자 각 지자체는 쉼터를 마련하는 등 폭염 대책을 세우느라 분주했고, 일부 기업체는 단체 휴가를 시행했다.

◇ 폭염특보 '확산'…경주 낮 최고 37도
이날 오후 2시 현재 경남, 경북, 전남 대부분, 전북·제주 일부, 강원 동해안에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수도권과 강원 내륙 일부를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경주는 이날 낮 최고기온이 37도까지 치솟으며 올들어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남부를 중심으로 대부분 최고기온이 35도를 훌쩍 넘어 땡볕의 위력을 과시했다.

특히 남부 내륙은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치솟으며 올해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울산 등 남부 내륙 일부는 폭염경보가 나흘째 지속됐고, 강릉, 삼척, 동해, 정읍 등은 폭염주의보가 폭염경보로 대치됐다.

대전과 충남에는 올들어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지고 열대야까지 나타났다.

◇ 바다·계곡·산으로 '피서 행렬'…피서 명당 '북새통'
해운대해수욕장 등 부산 7개 해수욕장에는 전국에서 수십만 명이 몰렸다.

백사장에는 형형색색 파라솔이 빼곡히 늘어섰고 바다는 파도타기를 하는 인파로 '물 반 사람 반'이었다.

낙동강변 부산 삼락·화명생태공원 수영장에도 많은 인파가 몰려 30∼40m 길이의 대기선이 만들어질 정도로 장사진을 이뤘다.

제주국제공항과 제일 가까운 도두포구의 '오래물'과 삼양검은모래해변의 '감수탕', 곽지과물해변의 '과물' 등 해변에는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대전 오월드 등 야외수영장과 물놀이장, 춘천 공지천 유원지 분수대, 경기 용인시청 야외광장 등에도 방학을 맞은 학생들과 아이들이 물장구를 치며 더위를 식혔다.

대구 팔공산 야영장 3곳에는 100개가량의 텐트가 설치돼 텐트촌을 이뤘다.

문경새재, 포항 상옥계곡, 구미 금오산계곡 등 산이나 계곡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 빈 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경북 구미 금오산, 칠곡 가산산성, 월악산 송계계곡 등 산이나 도심과 가까운 야영장도 피서객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피서 명당'으로 알려진 곳마다 인파가 몰렸다.

해발 800m 고지대로 평지보다 온도가 5∼10도가량 낮은 대관령과 강릉 병산동 남대천 하구의 솔바람다리에는 피서객들이 그야말로 '시원한 바람'을 만끽했다.

한낮 도심은 썰렁했다.

점심 시간을 맞아 밖으로 나온 직장인들은 손에 시원한 음료를 들고 연신 부채질을 했고 배달음식을 시켜먹으며 외출을 자제했다.

특히 도시락을 싸오는 직장인들도 눈에 띄었다.

부산진구 서면의 한 증권사에서 일하는 김수정(26)씨는 "아스팔트 열기에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흘러서 직장 동료들과 돌아가면서 도시락을 싸와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냉방시설이 상대적으로 잘 갖춰진 백화점, 은행, 카페 등과 서울 청계천 등 물가도 도심 시민들의 훌륭한 피서지가 됐다.

공공기관과 기업체 인근 식당가는 오전 일찍부터 에어컨을 가동하며 손님맞이에 안간 힘을 썼다.

◇ 지자체 '바쁘다 바빠'…일부 기업 "단체 휴가 가세요"
지자체 발길도 바빠졌다.

이날 올 여름 들어 첫 사망자가 나오고 폭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번 주 들어 온열질환자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들은 살수차를 동원, 도로에 물을 뿌려 열기를 식히거나 무더위 쉼터를 마련하는 등 폭염 대응을 서둘렀다.

울산시는 1천332명의 '폭염 도우미'를 지정하고 무더위 쉼터 527곳을 운영하고 있다.

대전시는 9월까지 비상근무조 2개 반 7명을 운영하고 폭염 취약계층을 위해 노인시설, 주민센터, 복지회관 등지에 무더위 쉼터 750곳을 마련했다.

광주시는 119구급차량 28대를 활용, 열사병 환자 발생 시 신속하게 현장에 출동해 응급처치와 병원이송 등 구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각 읍·면·동 재난 담당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노약자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금호타이어 광주·곡성공장 임직원 3천800여 명은 다음 달 1일부터 6일 간 집단 휴가에 들어간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도 다음 달 3∼7일 전 직원이 휴가길에 오르고 휴양소를 4곳으로 확대, 직원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장덕종 손현규 권숙희 김형우 변지철 한무선 류수현 차근호 임채두 박영서 김소연 김근주)


(전국종합=연합뉴스) cbebo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