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스테이] '충남의 알프스' 칠갑산서 소박한 시골밥상을
충남 청양 칠갑산산꽃마을은 ‘충남의 알프스’라고 불리는 칠갑산 남서쪽 자락에 위치한 마을이다. 동쪽으로는 월봉, 서쪽으로는 관모봉, 남쪽으로는 천수봉, 북쪽으로는 말봉산이 마을을 에워싸고 있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한 군데로 꼽힌 645번 지방도를 따라 구불구불 달리다 보면 칠갑산 자락 중턱쯤에 위치한 칠갑산산꽃마을이 나타난다. 이 마을의 정식 행정구역명은 광금리(廣金里).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딱딱한 광금리라는 이름 대신 두 구역으로 나뉜 마을을 각각 ‘쇠밭’과 ‘넘밭’이라고 부른다. 쇠를 캐내던 밭이라고 해서 쇠밭, 길고 넓은 밭이 있다고 해서 넘밭이다. 장광석 이장은 “4월 벚꽃 시즌뿐 아니라 개나리 수선화 코스모스 등이 계절을 바꿔가며 지천으로 피고 지는 마을이라 이름을 ‘칠갑산산꽃마을’로 정했다”고 말했다.

○도시를 잊을 수 있는 산책로

[팜스테이] '충남의 알프스' 칠갑산서 소박한 시골밥상을
40여가구에 주민이 100명도 채 되지 않는 이 조용한 마을에 요란한 관광지는 없다. 대신 이곳엔 초록빛 자연과 여유가 넘친다. 마을 뒷산 잣나무 숲은 도시의 시끄러움을 잊고 차분하게 걸을 수 있는 산책로다. 도시의 수목원처럼 특별히 꾸민 티는 나지 않지만 울창한 잣나무 사이를 걸으며 바람 소리를 듣다 보면 번잡했던 마음이 어느새 차분해진다.

마을에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장 이장은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주는 ‘도농교류 농촌사랑대상’에서 마을리더 부문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그만큼 다양한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뜻이다. 체험 프로그램은 계절마다 다르다. 여름철에 방문하면 미꾸라지 잡기 및 꽃사탕·꽃비빔밥·야생화화분 만들기 등을 경험해볼 수 있다. 마을에서 키우는 당나귀에 먹이를 주는 체험도 아이들이 좋아할 법하다.

소박한 시골 마을을 둘러보며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겼다면 저녁엔 펜션 앞에서 바비큐를 해보자. 마을에서 운영하는 펜션은 1인당 1만원 선으로 싸다. 4명, 7명, 15명, 25명이 각각 들어갈 수 있는 방도 넉넉하게 마련돼 있다. 펜션 테라스나 마당에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 경치를 구경하며 먹는 고기 맛이 일품이다.

○900년 된 느티나무 품은 장곡사

산 중턱에 있는 마을이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구경할 곳이 몇 군데 있다. 자동차로 10분 정도만 올라가면 청양을 대표하는 절인 장곡사에 도착한다. 작고 단정한 사찰은 아담한 품으로 알찬 보물들을 간직하고 있다. 금동약사여래좌상 등 네 개의 보물, 두 개의 국보를 간직한 이 사찰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두 곳의 대웅전이 있다. 상대웅전 앞에 웅장한 모습으로 서 있는 900년 된 느티나무도 볼거리다. 장곡사에서 칠갑산 정상까지는 완만한 등산길로 이어져 있다. 정상에 서서 바라보는 서해 바다 풍경도 좋다.

칠갑산산꽃마을에서 2.5㎞ 정도만 가면 칠갑산 장승공원이 있다. 청양은 장승문화 보존지역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장승공원 일대 마을에선 여전히 해마다 장승제가 열리기도 한다. 장승공원에 세워진 300여개 장승의 저마다 다른 표정을 관찰하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칠갑산산꽃마을에 대한 자세한 문의사항은 장 이장에게 하면 된다. (041)944-2007, 010-5211-8140.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