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만화의 힘은 시스템…웹툰도 작품 기획한 후 걸맞은 신인 작가 발굴
웹툰 작가와 지망생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스승 밑에서 도제식 교육을 받아야 정식으로 데뷔할 수 있었던 출판 만화 시스템이 무너지고 누구나 만화를 그릴 수 있게 돼서다. 혼자서 펜이나 연필로 스케치한 작품을 스캔하거나 태블릿으로 그린 작품을 채색해 올리기만 하면 된다. 그만큼 완성도 높은 웹툰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와이랩은 ‘신암행어사’의 스토리 작가인 윤인완 작가(사진)가 작품 기획과 제작, 작가 발굴 등을 체계적으로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설립한 웹툰 제작사다. 서울 서교동 와이랩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글로벌시장에서도 통하려면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호흡을 갖춰야 한다”며 “작품을 기획하고 신인 작가를 발굴하는 작업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석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윤 작가를 포함해 웹툰 작가인 김풍 등이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 프로듀서는 작품을 기획하고 웹툰 그림 작가와 협업한다. ‘기안84’ ‘미티’ ‘무적핑크’ 등 기존 웹툰 작가와 손잡기도 하지만 작품에 걸맞은 신인 작가도 발굴한다.

올 상반기 웹드라마로도 방영될 ‘프린스의 왕자’ 그림 작가인 ‘SE’가 그런 사례다. 프로듀서는 작품의 영화화나 드라마화 등 2차 저작에 관여하고,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플랫폼 연재를 타진하기도 한다.

일본 게이오기주쿠대에서 미디어디자인학 석사과정을 밟으며 쇼가쿠칸(小學館) 계열 잡지에 작품을 연재했던 윤 작가는 직접 발로 뛰며 일본 만화시장을 공부했다. ‘20세기 소년’으로 유명한 우라사와 나오키, ‘란마’ ‘이누야샤’ 등을 그린 다카하시 루미코 등 일본 만화업계 거장도 직접 인터뷰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일본 만화의 힘은 한 사람이 아니라 제작 시스템에서 나온다”며 “시스템을 통해 제작된 웹툰은 파급력이 한결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