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러시아의 쇼팽' 알렉산더 스크랴빈 100주기
지난 월요일(4월27일)은 러시아 작곡가 알렉산더 스크랴빈(1872~1915)의 100주기였다. 그는 젊은 시절 ‘러시아의 쇼팽’이라 할 만큼 멋진 피아노 소품을 많이 썼다. 그러나 30대부터 신비주의와 초인사상에 빠져들어 독특한 화성의 창조는 물론 음악과 색의 결합까지 시도했으나 자신의 의도를 제대로 펼치기도 전에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대표작인 교향곡 제4번 ‘법열의 시’는 창조적 영혼의 희열을 그린 단악장 교향곡이다. 영혼과 육체는 구분될 수 없다는 스크랴빈의 사상을 반영해 희열로 향하는 길을 남성적 애욕으로 그린다. 선배 작곡가 림스키코르사코프는 “이 친구가 정신병원에 갈 때가 됐군”이라고 평가했다지만 10년만 더 활동했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을 만한 천재가 스크랴빈이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