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이색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6·25전쟁을 담은 영화 ‘포화 속으로’와 ‘나의 PS파트너’ 등에 출연한 배우이자 현재 육군 30사단에서 복무 중인 탁트인 병장은 ‘대한민국 군인은 훈련 중이다’라는 작품을 내놨다. 경계훈련과 전투구보를 하는 군인들의 모습에 장갑차까지 등장시켜 ‘29초짜리 블록버스터급’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국군 29초 영화제는 가족 사랑을 확인하는 계기도 됐다. 신건준 병장, 김성현 상병의 ‘대한민국 군인은 끝까지 간다’라는 작품에는 전역 후 기상나팔만 울리면 번쩍 눈을 뜨다 할아버지가 돼서도 깨어나는 인물(배우 신 병장)이 등장한다. 신 병장의 할머니가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경만 감독은 현역병으로 복무 중인 아들(이경상)을 위해 ‘대한민국 군인은 서바이벌 헌터다’라는 작품을 만들었다.

해외 참가자들의 열기도 뜨거웠다. 이민 후 프랑스군에 복무했다는 이진선 씨는 외국 국적을 포기하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리얼(real) 코리안이다’라는 작품을 만들었다. 이치호 씨는 2005년 통역병으로 아프가니스탄 파병 복무를 하던 시절 외국 군인과 현지 주민의 교류를 회상한 ‘~사랑이다’를, 이건창 감독은 미군과 함께 생활하는 카투사를 그린 ‘~외교관이다’를 내놨다.

참전용사와의 인터뷰도 작품으로 출품돼 영화제의 의미를 더했다. 임서호 감독의 ‘~희생이다’에 등장하는 김용우 옹은 6·25전쟁 당시 9사단 30연대 수색중대에서 소대장으로 복무했다. 그는 “당시 (전사한) 소대원들은 지금 대한민국이 이 정도 됐다(성장했다)는 걸 잘 모르겠죠”라고 안타까워했다. 참전용사 장인준, 김성열 옹의 인터뷰를 담은 ‘~죽지 않았다’(한태진 감독)에선 노병들이 “요즘엔 6·25가 뭔지도 모르고 있더라. 나라를 위해 열심히 싸운 우리들을 좋게 봐달라”고 말해 울림을 던졌다.

2011년 제1회 29초 영화제 청소년부문에 출품했던 김진형 감독은 12사단 52연대 현역 병사로 복무 중 군인부문으로 다시 참여하기도 했다. 군인들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담은 출품작은 영화제 홈페이지(www.29sfilm.com)에서 볼 수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