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형보다 나은 아우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DC 코믹스와 함께 미국의 대표 만화책 출판사로 꼽히는 마블 코믹스가 배출한 슈퍼 히어로는 스파이더맨, 엑스맨, 헐크,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등 셀 수 없이 많다.

이들 슈퍼 영웅 캐릭터는 '마블 유니버스'라는 가상세계를 공유하며 살아간다.

초능력으로 위기에 처한 인류를 구해내는 이들의 이야기가 시각적 극대화가 가능한 스크린으로 옮겨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이들 캐릭터는 할리우드에서 수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어벤져스' 시리즈는 이런 영화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마블 코믹스의 '자매사'인 마블 스튜디오 제작 영화의 가상세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배경으로 여러 캐릭터가 떼지어 나오는 영화이기 때문.

할리우드 슈퍼 히어로물이 취향에 맞지 않는 일부 관객을 제외하면 아이언맨, 헐크, 캡틴 아메리카, 토르, 호크아이 등 여러 슈퍼 히어로가 '모둠 메뉴'로 나오는 영화에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2012년 개봉한 '어벤져스'의 뒤를 잇는 두 번째 영화이자 세 번째 영화를 예고하는 시리즈물의 다리 역할을 한다.

이번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1편 '어벤져스'가 지녔던 장점을 살리되 단점을 극복해 보려는 노력이 뚜렷하게 엿보인다는 점이다.

앞서 '어벤져스' 1편은 '아이언맨' 시리즈의 성공과 마블이라는 이름값 때문에 개봉 전부터 '소문난 잔치'였고 결과적으로 흥행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영화 자체의 완성도 측면에서는 "2%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이언맨과 헐크를 제외한 캐릭터가 '미국 국내용'인 터라 관객에게 익숙지 않았고 영화가 전반적으로 아이언맨에 집중된 나머지 다른 캐릭터의 매력이 충분히 살아나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크게 지적받았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2편에서는 아이언맨 외에도 다른 캐릭터들에 다각적으로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이들 캐릭터만의 상징이나 초능력, 성격, 배경 등을 내비치는 장면들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이들에게서 '아이언맨3'가 보여줬던 "내가 아이언맨인가, 수트가 아이언맨인가" 하는 고뇌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더라도, 분명 '어벤져스' 1편보다 폭도, 깊이도 발전했다.

할리우드 슈퍼히어로 영화다운 스케일 큰 액션은 여전하다.

헐크와 아이언맨이 도시 하나를 날려버릴 만큼 치열하게 벌이는 전투는 시원시원하고 결말을 향해 달려갈수록 더 크게 쏟아붓는 액션 공세에는 당할 재간이 없다.

화려한 한판 액션을 보면서 현실 속 스트레스를 날리고자 하는 관객은 그 목적에 딱 맞는 이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기대하는 만큼을 얻어가면 된다.

기대를 모은 서울 촬영분은 어벤져스 군단의 전투에 결정적인 장면이 아니고 전체 영화에서 비중이 썩 크지도 않아 국내 관객이 실망할 수 있다.
[새영화] 형보다 나은 아우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세빛섬과 상암 디지털미디어센터, 강남대로, 서울 지하철 내부의 모습을 알아채고 국내 배우 수현(닥터 조 역)이 하는 한국어 대사 몇 마디를 알아듣는 소소한 재미는 있다.

물론 이런 재미가 작년 촬영 당시 한국관광공사가 기대한 '직접적으로 4천억원, 장기적으로 2조원'의 경제적 효과로 연결될지는 별개의 문제다.

연출 조스 웨던.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헴스워스, 마크 러팔로, 크리스 에번스, 스칼렛 조핸슨, 제레미 러너. 23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