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쇼팽의 '왈츠 D플랫 장조'
쇼팽의 ‘왈츠 D플랫 장조’는 이른바 ‘강아지 왈츠’로 잘 알려져 있다. 강아지가 꼬리를 물려고 빙글빙글 도는 움직임을 표현했다는 일화 때문이다. 하지만 2분도 되지 않는 곡이어서 요즘엔 ‘순간의’ 또는 ‘아주 짧은 왈츠’라는 뜻의 ‘미닛 왈츠(minute waltz)’라는 별명으로 더 널리 알려졌다.

1990년 4월 영국의 한 음악잡지에 쇼팽이 직접 연주한 이 곡의 녹음이 발견됐다는 놀라운 기사가 실렸다. 첨부된 CD에는 희미하고 잡음이 심한 연주가 담겨 있었다. 세계 최초로 녹음장치를 발명한 파리의 이웃이 쇼팽에게 청해 소곡을 녹음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생장치는 만들지 못해 그 기록을 편지와 함께 정원에 묻어놓았는데 최근 발견돼 재생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익월호에서 그 기사가 만우절 특집이었음을 밝혔다. 처음부터 미심쩍긴 했지만 필자에게는 가장 즐거웠던 만우절 유머로 기억되고 있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