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바흐, 골트베르크 변주곡
바흐의 ‘골트베르크 변주곡’은 바로크 건반용 변주곡의 명작이다. 곡도 좋지만 바흐의 제자 요한 골트베르크가 드레스덴 주재 러시아 대사 밑에서 일할 때 주인의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해 스승으로부터 곡을 받았다는 일화로 더욱 유명해졌다. 그러나 이는 거짓이다. 1802년 포르켈이 쓴 최초의 바흐 전기에 담긴 얘기인데, 곡이 만들어진 1742년이면 골트베르크가 14세에 불과해 이렇게 길고 어려운 곡을 치기란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흥미를 위해 조작된 일화가 신화화된 수많은 사례의 하나다.

반드시 글렌 굴드의 연주로 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또한 현대의 그릇된 신화다. 굴드는 빠른 속도감과 특유의 흥얼거림으로 새로운 묘미를 찾아냈다. 그렇다고 다른 천재적 연주자들의 명연들을 폄하해서야 되겠는가. 괜한 고집을 부리는 사람이 손해일 뿐이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