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스타파 훌루시의 ‘서울 모던’.
무스타파 훌루시의 ‘서울 모던’.
철쭉, 감귤 등 한국적 소재를 그린 극사실주의 그림들이 벽에 걸려 있다. 각각의 그림 왼쪽에는 흑백으로 이뤄진 강렬한 추상화가 있다. 굳이 설명을 듣지 않고도 두 그림이 하나의 대상을 묘사하고 있다는 것을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다. 추상과 구상을 함께 보여줌으로써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영국의 개념미술 작가 무스타파 훌루시(44)의 개인전이 내달 30일까지 서울 성수동 더페이지갤러리에서 열린다. 훌루시는 영국에서 태어난 터키계 키프로스인으로 영국 골든스미스 칼리지에서 순수미술과 비평을 전공했고 왕립미술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베니스 비엔날레(2007년)에 키프로스 공화국 대표로 참가했다. 국내에서 여는 두 번째 개인전에서 그는 회화, 비디오아트, 사진 등 3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이번 전시를 위해 18개월 전 국내에 3개월간 머물며 제주, 전국의 국립공원, 서울 등을 여행했다. 그렇게 수집해 모은 이미지들이 이번 전시의 주된 소재로 사용됐다. 훌루시는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구상화에는 꽃이 활짝 피고, 과실이 탐스럽게 맺힌 모습이 담겼는데 이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완벽한 순간을 나타낸다”며 “추상화에 쓰인 패턴들은 영원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추상화는 무한을 향한 이상향을, 구상화에는 유한한 현실을 그렸다는 설명이다. (02)3447-0049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