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문 회상하며 한국 교회 발전 위해 노력해달라 당부

프란치스코 교황이 12일(현지시간) 교황청을 정기방문 중인 한국 주교들을 만나 지난해 8월 자신의 한국 방문을 회상하면서 한국 가톨릭 교회의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한국 주교들과 몽골의 주교·사제들을 함께 만난 자리에서 미리 준비한 연설문을 통해 주교직은 평생을 봉사하는 자리라며 이같이 강조했다고 바티칸 라디오가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먼저 "여러분이 (바티칸에) 오니까 기쁨과 슬픔을 기꺼이 함께 나누며 환대해준 한국 국민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면서 "한국 방문에 대한 기억은 앞으로 활동하는 데 있어 끊임없는 격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 방문 기간에 한국 교회의 발전 과정을 살펴볼 기회가 있었고, 이 자리에서 기억, 청년층, 형제·자매들의 신앙을 계속 확인해주는 사제의 역할 등 세 가지 분야로 압축해 계속 논의하기를 바란다"면서 "한국 방문 기간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를 시복한 것이 나에게 가장 아름다운 순간의 하나였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최초의 크리스찬인 이들은 예수의 열두 사도처럼 사회 신분이나 계급과 관계없이 복음을 전파하고, 엄청난 희생도 기꺼이 치르려고 했다"면서 "그들의 희생으로 자생적인 가톨릭 교회가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그들은 우리로 하여금 더욱 희생하고 자비를 베풀도록 하는 좋은 본보기를 제공했다"면서 "그들의 가르침은 통신 기술이 발전했지만, 개인은 소외되고 사회관계는 더욱 약화된 오늘날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청년층 분야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에서 젊은이들과 함께하며 그들의 열린 마음을 경험한 것은 큰 즐거움이었다"면서 "젊은이들은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믿음을 공유할 것을 요구하고, 우리의 신앙과 진실성을 시험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그런 정직성은 거꾸로 우리가 그들의 생활에 믿음을 증거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난하고 외롭고 힘든 사람들을 섬기는 성스럽고 검소한 교회를 만드는 과정에서 젊은이들을 여러분이 섬겨야 하는 협력자로 두기 바란다"면서 "젊은이들과 가까워지는 것은 교회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그들과 그들의 가족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경험하는 여러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울러 "여러분이 고국에 돌아가면 섬김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섬기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이런 섬김의 정신 속에서 다른 사람들을 배려할 수 있게 되고, 한국 교회가 성장하는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미디어부는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가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에서 교구 현황과 한국 교회의 중요 과제 등에 대해 보고했다고 밝혔다.

(제네바연합뉴스) 류현성 특파원 rhe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