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설 연휴가 끝난 뒤 맞는 첫 평일인 23일 중국발 황사가 한반도를 뒤덮은 가운데 서울 종로구 세종로네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설 연휴가 끝난 뒤 맞는 첫 평일인 23일 중국발 황사가 한반도를 뒤덮은 가운데 서울 종로구 세종로네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5년 만에 최악의 겨울 황사가 닥친 23일 서울시내는 마스크 물결이 연출됐다.

이날 오전 시민들은 미리 사두었거나 출근길 편의점에서 구입한 마스크를 쓰고 회사로 발길을 옮겼다.

열에 네댓 명은 얼굴을 반쯤 가린 마스크나 방한대를 착용하고 옷에 달린 모자를 푹 눌러 쓴 차림새였다.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이들은 목도리로 코와 입을 막거나 옷깃을 세워 최대한 얼굴을 가리고자 했다.

이날 5년여 만에 황사 특보가 서울에 내려졌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4시 미세먼지 농도가 1천44㎍/㎥ 올라 2009년 12월 25일 이후 가장 높은 미세먼지 농도를 기록했다.

회사원 김한상(28)씨는 "오늘 황사가 심하다는 뉴스를 보고 아침에 마스크를 구매했다"며 "황사가 심하긴 심한 것이 마스크를 잠깐 안 쓰고 걷는 동안 목이 답답하고 기침이 났다"고 출근길 황사 상황을 전했다.

때아닌 황사 급습으로 전국의 편의점은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렸다.

씨유(CU), GS25,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에서 마스크 매출이 지난주 대비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성공회대 앞 GS25 아르바이트생은 "가게 안 마스크가 다 팔리고 2천원짜리 보건용 마스크 하나 남았다"며 "대학생들, 주부들이 샀는데 마스크를 사자마자 바로 뜯어 착용하고 나갔다"고 말했다.

심한 황사로 시민들은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도심지 대표적인 공원 중 하나인 여의도 공원은 영상의 기온에도 썰렁했다.

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이곳으로 놀러 와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거나 점심을 먹은 직장인들이 햇볕을 쬘 겸 산책을 하는데 이날은 유독 그런 사람들이 없었다.

여의도공원의 자전거 대여소 직원 반모(55)씨는 "날씨 탓에 평소보다 사람들이 적었다"며 "바람이 불고 황사가 있다는 예보에 자전거를 빌리는 손님이 드물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황사에 취약한 어린 자녀들의 바깥출입을 삼가게 했다.

초등학교 3학년생 자녀를 둔 양모(38.여)씨는 "오전 방과후 학교에는 마스크를 씌어 보냈는데 오후 피아노 학원은 보내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이슬기 기자 2vs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