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의 습격…삼한사온? 이젠 '三寒四塵'
올겨울 들어 춥고 따뜻한 날씨가 반복되는 삼한사온(三寒四溫) 현상과 함께 미세먼지 농도가 급증하고 있다. 한반도에 추위를 몰고 오는 시베리아 대륙고기압 세력이 약해지는 사온 시기를 틈타 중국에서 서풍이 불며 많은 양의 미세먼지가 날아오고 있다.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2도로 평년보다 포근했던 지난 21일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1㎥당 83㎍이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1㎥당 80㎍을 넘으면 ‘나쁨’ 수준이다. 최근 한 달 새 서울의 최저 기온과 미세먼지 농도를 비교하면 최저 기온과 미세먼지 농도는 정비례한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서울에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지난달 29일 아침 최저 기온은 최근 30년래 평년치를 웃도는 영하 0.5도였다.
미세먼지의 습격…삼한사온? 이젠 '三寒四塵'
미세먼지는 지름 직경을 기준으로 10㎛의 미세먼지(PM-10)와 2.5㎛의 초미세먼지(PM-2.5)로 구분된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미세먼지를 1등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가 심혈관질환이나 천식, 만성기관지염 환자 등의 사망률과 폐암 유병률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흘은 추운 날이 연속되고, 나흘은 포근한 날이 계속되는 삼한사온은 한반도 겨울철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시베리아 고기압 세력이 한반도까지 세력을 확장하는 추운 날씨엔 미세먼지 농도가 낮다. 시베리아 고기압이 물러가는 포근한 날씨를 틈타 중국에서 날아온 미세먼지가 대기를 뒤덮는 현상이 최근 몇 년 새 계속되고 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정부도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환경부는 22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주의보 발령 기준에 도달하면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차량 운행을 제한하도록 하는 내용의 미세먼지 경보제 시행 계획을 발표했다.

환경부는 미세먼지 농도가 1㎥당 120㎍ 이상이거나 초미세먼지 농도가 65㎍ 이상으로 올라가면 주의보를 발령할 계획이다. 주의보가 발령되면 각 지자체는 자동차 운행 자제 혹은 자동차 운행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현재 시범예보 중인 초미세먼지 예보를 올해부터 본예보로 전환하기로 했다.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 또한 지난해 83%에서 올해 85%, 초미세먼지 예보 정확도는 79%에서 80%로 높인다는 목표다. 환경부는 또 낡은 휘발유차 5만4000대의 촉매장치를 교체하는 비용을 지원해 미세먼지 발생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강경민/심성미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