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스케 우승자 곽진언…시대가 잃었던 감성을 깨우다
“제가 경쟁력이 있는지 없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직 제 앨범이 안 나와서 모르는 것일 수도 있겠죠. 그래도 ‘슈퍼스타K’ 출연을 계기로 대중과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지 알게 됐어요. 소통하는 음악을 하겠습니다.”

지난 시즌 부진을 딛고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6’ 최종 우승자가 된 24세 청년 곽진언의 말이다. 그는 혜성처럼 출현한 슈퍼스타다. 지난 21일 열린 ‘슈퍼스타K6’ 최종 결선에서 특유의 나지막한 음색과 기타 선율만으로 이승철 윤종신 백지영 김범수 등 심사위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쏟아지는 극찬 속에 무려 세 번 연속 99점이라는 높은 점수까지, 이례적인 결과였다.

곽진언의 자작곡 ‘자랑’은 가사로 나타난 감수성으로도 많은 이를 홀리는 데 성공했다. 오디션 출연자들에게 까칠한 평을 하기로 유명한 이승철마저도 “시대가 원하는 싱어송라이터, 감성을 정확히 터치하는 노래를 부르는 이”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우승 이후 직접 만나 본 곽진언은 이 모든 상황에 이미 적응한 듯 담담한 모습이었다. “대중과 접점을 넓히면서도 자신만의 색깔은 유지할 것”이라고 말하는 목소리는 낮았지만 꽤 단호했다.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내공은 어른 못지않게 탄탄하게 느껴졌다.

곽진언이 심사위원과 대중의 공통된 호평 속에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눈길을 끄는 또 다른 대목이 있다.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를 통해 천재 뮤지션으로 인정받은 악동뮤지션처럼 곽진언도 홈스쿨링을 통해 학업을 마쳤다는 점이다.

“어렸을 때 수학경시대회에서 21점을 받아온 이후로는 공부를 시키지 않으셨어요. 대신 제가 좋아하는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셨죠. 악기를 가지고 독학도 하고, 학원도 다녔습니다. 학교를 안 다니니 시간이 많아 이것저것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죠. 부족한 상황에서도 좋아하는 것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잘 키운 아들이 되고 싶은 바람입니다.”

그는 음반 발매와 12월3일 홍콩에서 열리는 2014 엠넷 아시아 뮤직 어워드(MAMA) 무대에 오를 기회 등 우승자에게 약속된 혜택 외에도 총 5억원(음반제작비 2억원 포함)의 상금을 받게 됐다. 상금은 자신을 뒷바라지해준 가족과 주변 사람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말하는 순간, 그의 표정에 미소가 스친다.

“이번 오디션을 계기로 저를 좋아하는 분뿐만 아니라 싫어하는 분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모든 것이 제게는 좋은 피드백입니다. 계속해서 대중과 이런 대화 아닌 대화를 하면서 살고 싶어요. 앞으로의 계획이라면 결국 제 노래를 더 많은 분께 들려드리는 것입니다. 얼른 좋은 곡을 만들고 싶고,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고 싶어요. 다른 참가자인 김필(2위), 임도혁(3위)과 결성한 ‘벗님들’로도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언젠가 함께 작업할 날도 기다리고 있어요.”

글=배선영 한경 텐아시아 기자 sypov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