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후 사라지는 것들
[출판시장 '빅뱅'…새 도서정가제] 출판사 '패밀리 세일' 없어진다

지난달 26일 경기 파주출판도시에 있는 민음사 서고에서는 ‘패밀리 세일’(사진)이 열렸다. 매년 가을 제작·유통 과정에서 약간 흠집이 난 ‘리퍼도서’와 재고 위주로 민음사 8개 브랜드 책들을 50~70% 싸게 파는 행사다. 이번 행사 안내 포스터에는 예년과 달리 ‘마지막 세일’이란 문구가 들어가 있다. 서울 진관동에서 어린 아이 두 명, 남편 등 온 가족과 함께 온 주부 김선미 씨는 “새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 이런 행사를 못 한다고 해서 ‘마지막 세일’이라 들었다”며 “앞으로 중고서점 아니면 이런 가격을 만나지 못할 것 같아 좀 무리해서 많이 구입했다”고 말했다.

새 도서정가제 시행으로 사라지는 것은 온라인서점의 ‘광폭 할인’ 이벤트나 대형 오프라인 서점의 할인 매대뿐이 아니다. 출판사의 ‘패밀리 세일’ 행사나 책 축제의 도서 대폭 할인 행사도 법적으로 금지된다.

리퍼도서는 출판 법령에서 정가제 예외 도서로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리퍼도서도 일반 책처럼 발행 후 18개월이 지나면 출판사가 정가를 변경해 판매할 수 있다.

‘유아맘’과 ‘아동맘’들이 인터넷카페 등에서 아동세트도서(전집류)를 함께 사는 공동구매도 없어질 전망이다. 공동구매를 하는 이유인 할인 혜택을 출판사들이 줄 수 없어서다. 아동 세트도서의 주요 유통 경로인 홈쇼핑방송의 도서 판매도 어떻게 변할지 관심사다. 새 제도가 시행되면 지금과 같이 30~50% 가격 할인에 각종 덤 상품과 사은품을 주는 형태의 방송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출판사 담당자는 “홈쇼핑사들과 다양한 소비자 혜택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TV와 의류 등 일반 공산품처럼 책에서도 시중보다 가격이 저렴한 홈쇼핑 전용 상품이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주=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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