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몽탈보가 연출한 오페라 ‘기사들’. 메디치TV 제공
호세 몽탈보가 연출한 오페라 ‘기사들’. 메디치TV 제공
지난주 250주기를 맞은 프랑스 바로크 음악의 거장 장 필리프 라모(1683~1764)는 50세가 돼서야 오페라를 쓰기 시작했다. 당시 프랑스 오페라의 주류는 루이 14세 시대부터 이어진 프랑스어의 아름다운 뉘앙스를 강조한 낭송조 가창과 발레의 비중이 큰 ‘궁정 오페라’였다. 재미는 없는 양식이다.

2세기 이상 소외됐던 라모의 오페라는 1990년대 이후 다시 날개를 달았다. 춤이 많아서 오페라답지 못하다는 약점을 역발상으로 뒤집어서 모던 댄스의 재기발랄함을 덧씌운 것이다. 그러다 보니 희극적 작품들이 더욱 각광을 받곤 한다. 만년의 역작 ‘기사들’(1760)은 아예 안무가인 호세 몽탈보가 전체 연출을 맡고 첨단 영상장치를 이용한 일종의 ‘장난질’을 더해 전례 없는 창조를 이루어냈다. 오페라 극장에서도 혁신이 대세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