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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흐르는 아침] 팔레스트리나 '교황 마르첼리 미사'

가톨릭 권력의 상징인 교황은 오랫동안 세속 권력과 영합해 신성로마제국과 대결했고 근대에는 바티칸의 영광을 위해 이탈리아 통일을 방해하고 무솔리니와 타협하는 등 부정적인 역사도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회적 신드롬이라 할 정도로 예상보다도 훨씬 큰 반향을 일으킨 이유는 전통적인 권위를 제어하면서 베드로를 계승하는 예수의 사도로서 큰 사랑을 보여줬기 때문이리라.

르네상스 교회음악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이탈리아 작곡가 조반니 피에를루이지 다 팔레스트리나의 ‘교황 마르첼리 미사’(1567)는 재위 22일 만에 타계한 교황 마르첼로 2세를 기념하는 곡으로 알려져 있다. 기본적으로 6성부의 무반주 합창인데 덜 복잡한 대위법을 구사한 덕분에 마치 화성음악처럼 들린다. 장단조 체계가 확립되기 이전에 작곡돼 우리 귀에 익숙하지 않은 선법음계에 의하지만 그럼에도 천상에서 펼쳐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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