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방한준비위원장 강우일 주교 "교황 마음 본받아 반목·대립 극복을"
“프란치스코 교황은 불과 며칠밖에 안 계셨지만 많은 이들이 필요로 하는 위로와 연민, 희망을 가득 불어넣어주고 가셨습니다. 우리 사회가 교황의 이런 마음을 본받아 계층 간의 반목과 대립을 극복하고 연민과 존중의 사회로 나아가길 희망합니다.”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장 강우일 주교(사진)는 18일 이렇게 말했다. 이날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다. 강 주교는 “교황께선 한국에 모여든 아시아의 젊은이들을 향해 졸지 말고 깨어나라고 외치셨다”며 “한국이 이룬 경제성장과 부를 경배하며 그 부가 제공하는 일시적인 편안함에 안주하지 말고, 스스로를 거울에 비춰보며 더 높은 가치를 찾아 나서라고 촉구한 것”이라고 방한 의미를 설명했다.

강 주교는 1984년과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 방한 때도 여러 일을 맡았다. 이번이 세 번째 교황 방한 준비였다. 요한 바오로 2세 방한 때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묻자 강 주교는 “그때는 준비 기간이 1~2년 있었으나 이번엔 5개월밖에 없어 상당히 촉박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프란치스코 교황은 조용한 성격이지만 당신 속의 정과 사랑과 연민을 송두리째 내주시는 모습, 힘들어하는 사람을 끌어안으려는 속정 깊은 모습을 많이 느꼈다”고 설명했다.

천주교 신자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의 환호와 열광에 대해선 “교황이 가장 낮은 사람에게 가장 기쁘게 다가가는 모습을 모며 국민도 우리의 지도자상이 그런 방향으로 발전하길 기대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교황이 한국 사회를 직접적으로 비판하진 않으셨지만 지적하려 했던 부분이 무엇인지 깨닫고, 교황의 말씀을 국가와 사회가 화합을 창출해나갈 수 있는 좋은 가르침으로 받아들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주교 내부의 과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답변을 내놓았다. 강 주교는 “지금은 교황이 주신 여러 말씀을 차분히 앉아 고민하고 묵상할 때”라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