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 '군도' '해무'서도 눈길
‘명량’에서 실제 네 척의 배를 수백 척처럼 보이도록 한 컴퓨터그래픽(CG) 화면.

‘명량’에서 실제 네 척의 배를 수백 척처럼 보이도록 한 컴퓨터그래픽(CG) 화면.

영화 ‘명량’이 사상 최대 관객을 모은 비결 중 하나는 컴퓨터그래픽(CG)으로 해상전투 장면을 실감 나게 그려냈다는 점이다. 올여름 극장가에서 ‘명량’을 비롯한 ‘해적’ ‘군도’ ‘해무’ 등 제작비 100억~200억원이 든 네 편의 한국 영화에는 저마다 CG로 구현한 장면이 많다.

‘명량’은 61분간 해상전투 장면 1300여컷 중 1200컷에 CG를 사용했다. 수백 척의 배 가운데 단 네 척만 실제이며 나머지는 모두 CG작업으로 탄생했다. 울돌목의 회오리 바다가 왜선을 삼키는 장면도 CG로 구현했다.

CG에 투입한 돈은 총제작비 185억여원 가운데 43억원이다. 시각효과업체 매크로그래프사가 6~7개월간 연인원 150여명의 스태프를 참여시켜 CG를 만들어냈다. 강태균 매크로그래프 실장은 “회오리 물살과 주변 배들 움직임에 맞춰 포말을 효과적으로 표현해 해전이 진짜처럼 보이도록 했다”고 말했다.

판타지 사극 ‘해적’은 ‘명량’보다 더 많은 비용을 CG에 썼다. 총제작비 172억원 중 CG 비용은 48억원에 달한다. 3000컷 중 1800여컷에 CG가 사용됐다. 지난해 ‘미스터 고’에서 야구하는 고릴라를 CG로 만든 덱스터스튜디오가 이 영화를 위한 솔루션을 새로 개발해 바다에 직접 나가지 않고도 잔잔한 바다, 거센 풍랑과 고래의 출몰 등 바다의 다양한 모습을 표현해냈다.

‘군도’와 ‘해무’는 상대적으로 적은 12억원과 2억원을 CG에 투입했다. 그만큼 실사 장면이 많다. ‘군도’에서는 시각효과업체 4TH가 백정 돌무치(하정우)가 살던 집에 불이 나는 장면을 실감 나게 표현했다. 수백채의 집이 모인 산채 전경도 CG로 그려냈다.

‘해무’에서는 디지털아이디어가 밀항선을 기다리는 전진호에 비바람이 몰아치고, 파도가 쳐서 흔들리는 장면 등을 CG로 표현했다. 안개가 몰려오는 장면도 담아냈다. 제작진은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CG 분량을 최대한 줄였다.

국내 CG 기술력이 할리우드의 80% 수준에 근접하면서 최근 수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13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기술서비스 수출은 2012년 대비 약 71% 증가한 1900만달러였다. 중국이 주요 수출 대상국이다. 올 들어서는 덱스터스튜디오가 할리우드와 접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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