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오페라 '마술피리'와 자라스트로
세계적인 한여름의 오페라 축제로 성장한 오스트리아의 브레겐츠 페스티벌이 오늘 개막한다. 큰 비용을 들여 보덴 호숫가에 설치한 초대형 고정무대의 본전을 뽑느라 단 하나의 작품을 2년간 올리는데, 올해는 작년에 이어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다.

아이들도 이해하기 쉬운 음악으로 유명한 오페라지만 밤의 여왕이 악당으로 몰아붙인 자라스트로가 알고 보니 정의의 편이었다는 선악의 역전이 벌어지는 바람에 줄거리는 다소 혼란스럽다.

자라스트로는 과연 정의의 사도일까. 그는 종교지도자이면서 세속적인 지배력까지 행사하는 존재다. 이런 경우를 우리는 반복적으로 보아왔다. 그러나 결과는 거의 늘 부정적이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행방이 묘연하다 변사체로 발견된 유병언도 그런 경우다. ‘마술피리’ 같은 명작이라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는 교훈이기도 하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