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 법정에 서다
성낙주 지음 / 불광출판사 / 408쪽 / 2만3000원
[책마을] 동해 태양이 본존불 비췄다? 석굴암, 신화를 걷어내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석굴암은 1960년대 당시 문화재관리국의 복원 공사 이후 수많은 원형 논쟁에 시달려왔다. 신라인들이 동해의 아침 햇살을 석굴 내로 수렴해 본존불에 맞추려 했다는 설부터 본존불 앞에 전각(전실)이 없는 개방 구조라는 설, 석굴사원이 아니라 일반적인 건축물이라는 설, 법당 밑으로 샘물이 흘러 실내의 이슬 맺힘을 방지했다는 설까지 논쟁은 다양했다.

서울 온곡중 국어 교사이자 석굴암 전문가인 성낙주 석굴암미학연구소장(사진)은 이런 논쟁에서 이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석굴암 원형 논쟁의 주요 논점들을 정리, 비판한 《석굴암, 법정에 서다》에서 “논점의 대부분은 토함산의 현실을 무시한 환상과 신비주의의 부산물”이라고 주장한다.

[책마을] 동해 태양이 본존불 비췄다? 석굴암, 신화를 걷어내라

“가령 석굴암 일출 신화는 일본인들이 만들어 낸 겁니다. 경술국치 이후 토함산에 오른 일본인들이 우리의 동해가 아니라 자기네 ‘일본해’에서 떠오르는 ‘야마토의 태양’에 환호하며 아침 햇살이 본존불을 비춘다는 환상적인 이야기를 지어낸 거죠.”

그는 이 책에서 구한말 석굴암의 실상과 총독부 개축 공사의 명암을 살피고 석굴암 원형 논쟁의 출발점인 1960년대 문화재관리국의 복원공사 과정을 정리한다. 이를 토대로 그는 1960년대 복원공사가 원형을 훼손했다는 학계 일각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한다.

본래의 석굴암은 본존 앞이 뻥 뚫린 구조이며 현재와 같은 전실이 없는 개방구조라는 주장을 여러 근거로 반박한다. 1890년대 석굴암 관련 중수기 문서, 석굴암 주변의 기와 조각, 조선총독부의 1차 복원공사 계획서에 있다가 시공에서 빠진 지붕 등이다. 석굴암 본당 밑으로 샘물을 흘려 실내의 이슬 맺힘을 방지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물 위에 집을 짓는 경우는 없다는 것.

그는 “석굴암에 덧칠된 햇살 이야기를 걷어내고, 원형 논쟁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석굴암의 실체적 진실이 조금이라도 밝혀지고 나아가 석굴암 담론이 풍성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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