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칼럼니스트 진회숙 씨가 9일 공연될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 ‘슈트라우스와 오보에의 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음악칼럼니스트 진회숙 씨가 9일 공연될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 ‘슈트라우스와 오보에의 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곡 시작 부분에 4대의 트럼펫이 ‘도-솔-높은 도’를 연주합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자연의 주제’입니다. 슈트라우스는 단순한 화음으로 초인이 홀연히 나타나는 모습을 멋지게 표현했어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통해 친숙하신 분도 많을 겁니다.”

지난 7일 오후 7시30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내 서울시립교향악단 챔버연습실. 서울시향의 교육프로그램 ‘콘서트 미리 공부하기’가 한창이었다. 이날 진행은 음악 칼럼니스트 진회숙 씨가 맡았다. 진은숙 서울시향 상임작곡가의 언니이기도 한 그는 70여명의 청중에게 클래식 음악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서울시향의 정기 연주회를 클래식 전문가와 함께 미리 듣고 공부할 수 있는 강좌다.

이날 모임은 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정기 연주회 ‘슈트라우스와 오보에의 밤’의 연주곡을 ‘예습’하는 자리였다. 실제 공연에선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4번과 슈트라우스의 오보에 협주곡,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연주할 예정이다.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 수석지휘자를 지낸 휴 울프가 지휘봉을 잡고 세계적 오보이스트 프랑수아 를뢰가 협연자로 나선다.

강의를 맡은 진씨가 바흐와 슈트라우스의 음악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은 협주곡의 초기 형태라고 할 수 있어요. 관현악 모음곡 4번에선 세 대의 오보에와 한 대의 바순이 협주곡의 독주 악기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2시간가량 이어진 강연에서 진씨는 연주 영상을 보는 중간에도 눈여겨봐야 할 주제, 연주 등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50~60대 중장년층이 대부분인 수강생들은 진씨의 설명에 귀기울이며 음악을 감상했다. 설명을 받아 적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서울시향은 ‘콘서트 미리 공부하기’ 프로그램을 2007년 5월부터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진씨를 비롯해 김문경, 박제성, 최은규, 황장원 씨 등 5명의 음악 칼럼니스트가 돌아가면서 진행한다. 분기마다 홈페이지(seoulphil.or.kr)에서 신청을 받는다. 오는 26일부터 3분기(7~9월) 강의 신청을 할 수 있다. 강의별 참석가능 인원은 100명가량이다. 정기연주회 연간 패키지 티켓을 구입한 사람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홍준식 서울시향 문화사업팀장은 “시민들의 문화 저변 확대를 위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무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