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흑백의 눈으로 바라본 목련
높디높은 나뭇가지 끝에서 우아하지만 짧은 생을 보낸다. 그런 운명을 스스로 알고 있는 듯 꽃송이들은 흐린 하늘을 쓸쓸히 바라보고 있다. 목련은 화려하지만 처연한 모습을 함께 갖고 있다.
흐린 날 흑백의 눈으로 바라본 목련은 더욱 그렇다. 우리도 저 목련 꽃송이와 같다. 한 번쯤은 희고 탐스럽게 활짝 피어나 정점에서 세상을 내려다 본다.
하지만 그 시절은 영원할 수 없다. 끝이 없을 것 같은 시간도 이내 지나가고 만다. 우리 모두는 저 흑백의 목련처럼 화려하면서도 서글픈 모습을 동시에 안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글·사진=신경훈 편집위원 nicer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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