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대박' 비결…13억 파고든 '드라마 한류' 인터넷 유통은 '신의 한수'
“중국에서 드라마 한류가 예전보다 훨씬 강력해졌다.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의 김수현에 대한 중국인의 열광적인 환대는 10여년 전 배용준이 일본에서 일으킨 ‘신드롬’에 비견할 만한 현상이다. 중국은 ‘대장금’ 열풍이 불었던 10년 전과는 달리, 문화 소비 수준이 높아졌고 인터넷 유통망도 발달했다. 중국 드라마에 출연하는 한국 배우도 급증했다.”

[1] 강력해진 문화 소비

김수현, 中 광고 20여편 제안 받아

최근 중국을 방문해 폭발적인 환대를 받은 김수현의 소속사 키이스트 신필순 대표는 11일 “중국에서 ‘드라마 한류’가 한단계 업그레이드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수현과 동행 방문해 현지에 머무르고 있는 양근환 키이스트 엔터테인먼트 총괄사장은 “김수현이 20여개 광고 출연 요청을 받아 일부는 현지에서 계약을 맺었다”며 “20여개 방송사로부터 드라마 출연 제안도 받아 귀국 후 검토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9일 오전 중국 장쑤위성TV 예능프로그램 ‘최강대뇌-더 브레인’ 녹화 현장엔 김수현이 출연하면서 암표 매매가 극성을 부렸다. 한 달 전 87만원이었던 입장권이 522만원에 팔리는 등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장쑤위성TV는 김수현을 초청하는 데 개런티 5억원을 포함해 10억원을 썼다.

지난해 ‘상속자들’로 중국에서 크게 히트한 이민호의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 회원수는 국내 배우 최초로 2000만명을 넘어섰다. 웨이보 회원수는 유명인사나 연예인들의 지명도를 나타내는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한국 드라마 '대박' 비결…13억 파고든 '드라마 한류' 인터넷 유통은 '신의 한수'

[2] 한국 배우 진출 러시

주진모 등 20여명 中 드라마 출연

지난 10여년간 중국에서 활동한 연예인은 안재욱, 장나라, 채림 등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 한 해 동안만 중국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가 20명에 이른다. 주진모, 남규리, 장우혁, 박해진, 이태란, 윤시윤, 김정훈, 권상우, 한설아, 전태수, 최지우 등이 출연한 드라마가 지난해 방영됐거나 올해 방영될 예정이다.

이들의 몸값은 회당 3000만~1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톱스타 개런티와 맞먹는다. 하지만 중국 톱스타의 출연료보다는 적다. 천정명은 지난해 CCTV가 내보낸 ‘친정보위전’에서 회당 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더 오랫동안 활동해온 추자현의 몸값은 이보다 비싼 것으로 전해졌다.

[3] 온라인 공개·포맷 수출 확산

상속자들·별그대·아빠 어디가 ‘히트’

지난해 ‘상속자들’에 이어 올해 ‘별그대’ 신드롬을 이끈 주역은 방송이 아니라 중국 내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들이다. 5년 전만 해도 중국 인터넷 사이트들은 드라마를 공식 방영하지 않았다. 지금은 한국 드라마를 연간 300억원어치, 100편 가까이 수입(2013년 기준)해 방영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에서 방송된 약 2시간 후 중국어 자막과 광고를 붙여 PC를 통해 내보내고 있다.

반면 중국 방송사의 한국 드라마 수입은 연간 10여편에 불과하다. 한국 방송통신위원회 격인 중국 광전총국이 쿼터제를 적용하고, 심의규정도 까다롭기 때문. 대신 프로그램 포맷 수출은 늘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포맷을 수출해 현지에서 리메이크한 예능프로 ‘아빠 어디가’ 등이 히트했다. 한국 PD들이 현지에 파견돼 제작을 지원했다.

포맷 수출은 완제품보다 규제가 덜하며 일부는 공동 제작 방식으로 수익을 늘리고 있다. 안병선 KBS미디어 중국팀장은 “예능프로 포맷 수출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에 인상됐다”며 “최근 한국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서 수출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yoojh@hankyung.com